일부 새가 다른 부모의 새끼를 적극적으로 돌보는 것은 철저한 계산에 따른 행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내시대학교 연구팀은 8일 공개한 관찰 보고서에서 새들이 다른 개체가 낳은 새끼를 키우는 것은 장래에 이익이 될 만한 가능성이 클 때에 한정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요정굴뚝새(fairywren) 종류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새들 중 일부 종은 자신이 낳지도 않은 새끼를 데려다 지극정성으로 키우는데, 그 이유를 두고는 여러 가설이 존재했다.

짝짓기 시즌의 보라색왕관요정굴뚝새 암컷과 수컷. 다른 개체들이 낳은 새끼를 돌보는 새로 유명하다. <사진=Laurie Ross | Tracks Birding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Purple-crowned Fairy-wren (HD)' 캡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연구팀이 선택한 종은 보라색왕관요정굴뚝새(Purple-crowned fairywren)다. 수컷의 머리는 선명한 보라색을 띠는 관계로 이름에 보라색이 들어갔다.암컷의 머리는 수컷과 달리 회색이다. 사회성이 강하며 가족 단위의 작은 무리를 짜는 새로 호주 북부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조사를 이끈 니키 투니센 교수는 새를 식별하기 위해 관찰 대상의 다리에 금속 링을 채웠다. 부부로 확인된 개체와 그렇지 않은 개체를 구분한 연구팀은 번식기부터 산란, 육아까지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투니센 교수는 "보라색왕관요정굴뚝새가 남의 새끼를 돌보는 이타적 행동은 분명한 이득이 예상될 때에 한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들이 다른 개체의 육아에 협조하는 것은 상대방이 친척이거나 미래에 자신의 번식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물의 육아는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이 많이 존재한다. <사진=pixabay>

이어 "보라색왕관요정굴뚝새는 너나 할 것 없이 타 개체의 육아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직·간접적 이익이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만 헌신적으로 행동한다"며 "이 새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의 협동 육아는 특정 사회집단 전체에 이득이 될 때 취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일부 동물의 협동 육아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라색왕관요정굴뚝새처럼 남의 새끼를 키우는 동물은 물론 그렇지 않은 동물을 모두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새끼를 가지면 동료들과 거리를 유지하는 동물을 선별해 그 생태를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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