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사태가 벌어질 경우 일본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안전한 국가라는 리스트가 새삼 주목을 받는다. 일본은 현재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6000명을 넘었음에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한창이다.

해당 리스트는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닉 윌슨 교수가 팬데믹 직전인 2019년 9월 23일 발표했다. 이 리스트는 국가와 사회의 각종 위험요소를 연구하는 국제비영리단체 ‘리스크 어넬러시스(Risk Analysis)’에도 실렸다.

교수는 당시 예고 없는 초강력 감염증이 팬데믹을 야기할 경우 가장 안전한 상위 20개 국가를 지리적 요인과 환경, 사회구조 등을 기반으로 도출했다.

2019년 인류를 덮친 코로나19 <사진=pixabay>

그 결과 1위는 호주, 2위와 3위는 각각 뉴질랜드와 아이슬란드였다. 몰타가 4위, 일본이 5위, 카보베르데가 6위, 바하마가 7위, 트리니다드토바고가 8위, 바베이도스가 9위, 마다가스카르가 10위였다. 11~20위는 쿠바, 모리셔스, 피지, 몰디브, 스리랑카, 코모로, 솔로몬제도, 자메이카, 필리핀, 바누아투가 각각 차지했다.

순위가 제법 높았던 일본은 9일 기준 누적 확진자 62만6522명, 사망자 1만702명을 기록했다. 최근 하루 확진자가 6000명을 넘기면서 도쿄 등 주요 도시는 긴급사태를 이달 말까지 3주간 연장한 상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일 기준 호주와 뉴질랜드, 아이슬란드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2만9916명과 2642명, 6506명이다. 사망자는 각각 910명, 26명, 29명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호주가 10명, 뉴질랜드와 아이슬란드는 모두 0명이다. 참고로 세 국가의 인구는 호주 2500만명, 뉴질랜드 480만명, 아이슬란드 34만명이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에 황금연휴를 맞았던 일본 <사진=pixabay>

닉 윌슨 교수는 랭킹이 높은 국가가 팬데믹 시 안전할 뿐 아니라 파멸한 세계의 재건을 맡길 믿음직한 요소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당시 교수는 “세균에 의한 팬데믹으로 인류 생존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얼마든 있다”며 “팬데믹 초반 바이러스 감염자는 국경을 쉽게 넘겠지만 폐쇄적이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섬 국가들은 비교적 안전하고 인류의 재건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가 대상에는 국제연합(UN)이 승인한 인구 25만명 이상의 주권국가만 포함됐다. 다른 나라와 국경을 육상으로 접한(다리도 제외) 국가는 제외했다. 인구 구성상 특징과 천연자원 입수 가능성, 정치적·사회적 특징을 고려해 각 항목에 점수를 매겼다.

1~3위 국가는 세계적 팬데믹 시 효과적인 피난처가 될 뿐 아니라 인류사회의 부활의 토대가 되는 ▲높은 GDP ▲풍부한 식량 및 자원 ▲에너지 생산의 상대적 용이함 ▲지리적 특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2년이 지난 현재 닉 윌슨 교수는 “이 3개국 이외에는 점수가 사실 기준치를 밑돌아 인류의 존망을 건 피난 장소로는 다소 불안하다”며 “이번 조사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 등 복잡한 요인은 고려하지 않아 완벽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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