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46년이 지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컴퓨터 오류로 미션을 중단한지 나흘이 지났다. NASA는 정상 복구까지 최소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NASA는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달 12일 발생한 '보이저 1호'의 컴퓨터 오류가 나흘째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류는 컴퓨터 일부에서 발생했으며, 지상의 '보이저 1호' 운용팀이 현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NASA는 설명했다.

1977년 9월 발사된 '보이저 1호'는 현재 지구에서 약 244억㎞ 떨어진 곳을 비행하고 있다. 지구와 통신하는 데만 편도로 약 22시간34분이 걸리기 때문에 오류를 잡기 위해 명령어를 송신하고 응답을 받는 데만 45시간이 넘게 걸린다.

지구에서 약 244억㎞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인 보이저 1호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 관계자는 "문제가 일어난 것은 '보이저 1호'에 탑재된 플라이트 데이터 시스템(flight data system, FDS)"이라며 "FDS는 '보이저'의 관측 데이터와 탐사기의 상태에 관한 공학 데이터를 수집, 서브시스템을 통해 지구로 보내는 중요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브시스템을 거쳐 최근 지구로 송신된 데이터 중 이상이 확인됐고, 그 원인은 FDS가 확실해 보인다"며 "FDS를 문제 발생 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재부팅이 시도됐지만 FDS는 여전히 올바른 통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보이저 1호와 2호에 탑재된 FDS. 무려 46년 전 기술로 만들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에 따르면, 46년 전 기술로 완성된 '보이저 1·2호'는 고장이 발생할 경우 엔지니어가 참고할 매뉴얼도 이미 반세기 전 작성된 것들이다. 매뉴얼에 담기지 않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면 명령어를 다시 짜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고, 송수신만 이틀 더 소요되기 때문에 이번 오류를 잡는 데 최소 몇 주가 필요할 것으로 NASA는 예상했다.

'보이저 1호'와 같은 해 시차를 두고 발사된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 역시 올해 고장을 일으켰다. 지구에서 약 199억㎞ 떨어진 '보이저 2호'는 지난 7월 21일 NASA가 운용하는 심우주 통신망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deep space network, DSN)'와 통신이 두절됐다가 보름 만에 고장이 해결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