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위성 미마스의 지표면 아래에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는 바다의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광활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리서치 인스티튜트(Southwest Research Institute, SwRI)는 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된 관측 보고서에서 미마스의 지표면 아래에 생각보다 드넓은 바다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SwRI 행성 학자 알리사 로든이 이끄는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04~2017년 운용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의 관측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미마스 내부의 드넓은 바다를 시사하는 요소는 '카시니'가 감지한 미세한 칭동이다. 칭동은 일종의 진동으로, '카시니'는 미마스의 자전 주기를 정밀 측정하는 과정에서 미미하지만 분명한 칭동을 확인했다.

토성의 위성 미마스. 거대한 크레이터가 '스타워즈' 시리즈의 행성 파괴 병기 '데스 스타'를 닮았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원래 칭동은 달을 비롯한 많은 천체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된다. 천체의 칭동에 주로 영향을 주는 것은 공전 궤도다. 다만 미마스는 이것만으로 칭동을 설명할 수 없어 지각과 핵 사이에 액체의 바다가 존재한다고 학자들은 가정해 왔다. SwRI는 지난해 연구에서 미마스 지각의 두께는 24~31㎞이며, 그 아래 바다의 깊이는 약 40㎞라고 추측했다.

알리사 로든은 "미마스의 칭동이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두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다"며 "하나는 공기가 빠진 럭비공 모양의 핵을 가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마스의 지각 아래 엄청난 규모의 바다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마스의 바다 가설이 지금껏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딱히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는 엄청난 높이의 수증기를 뿜어지지만 미마스는 물이 있다는 증거가 지표면에 드러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엔켈라두스는 두꺼운 얼음층 밑에 존재하는 바다의 영향으로 수증기를 분출한다. <사진=NASA·칼텍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미마스의 지하 바다가 토성을 공전하는 와중에 생기는 조석 작용에 의한 열의 영향으로 얼지 않는 것으로 추측했다. 미마스는 비교적 작은 위성이지만 바다는 그 질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지금까지 도출된 정보에 따르면 엔켈라두스의 바다는 약 10억 년 전 생성됐지만 미마스의 바다는 200만~2500만 년으로 상대적으로 덜 오래됐다. 물은 비교적 따뜻하고 천연 물질이 풍부해 생명이 진화하기에 적합한 장소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맞는다면 미마스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까지 지하에 바다가 존재하는 명확한 증거가 확인된 천체는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와 타이탄, 그리고 목성 위성 유로파와 가니메데 정도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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