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배양육 공장이 미국에 들어선다. ‘죽이지 않는 고기’라는 별칭이 붙은 배양육은 늘어나는 육식 수요와 날로 심화되는 온난화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굿미트(Good Meat)사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무려 25만ℓ에 달하는 바이오리액터(Bioreactor, 생물반응기) 10기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4층 높이 건물에 해당하는 규모로 배양육 생산 시설로는 최대 규모다.

굿미트에 따르면 이 정도의 바이오리액터라면 연간 1만3000t의 배양육을 무리 없이 생산할 수 있다. 굿미트는 가까운 장래 수만 개의 슈퍼마켓 및 레스토랑에 배양육을 출하할 계획이다.

세포를 활용해 뽑아내는 배양육은 콩 유래의 베지미트 등 다른 인공육보다 식감이나 맛에서 우위를 점한다. 동물 세포를 배양하므로 고기 질과 맛이 담보되면서도 가축의 목숨을 빼앗지 않아 주목받아왔다.

미국에 4층 건물 규모의 바이오리액터 건설을 추진하는 굿미트 <사진=굿미트 공식 홈페이지>

현재 세계에는 170개 정도의 배양육 기업이 존재한다. 다만 규제 당국으로부터 일반 판매 허가를 얻은 곳은 지난 2020년 12월 기준 굿미트사 뿐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나 돼지, 닭 같은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가공할 양의 메탄가스가 발생한다”며 “이는 삼림 파괴와 수자원 고갈, 온난화를 부추겨 환경에 큰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선진국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식육 생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친환경적이면서 맛이나 식감이 일반 고기와 똑같은 배양육이 대체육 중에서는 가장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굿미트는 오는 8월 이전까지 건설 부지를 결정하고 2023년 초 착공할 방침이다. 2024년 말부터는 생산시설을 가동해 2026년 연간 1만1800t, 2030년 1만3700t의 배양육을 생산할 계획이다.

굿미트 사의 세포배양기 <사진=굿미트 공식 홈페이지>

이 회사의 바이오리액터는 배양육뿐만 아니라 바이오의료품 산업까지 포함해 최대 규모지만 사실 중요한 점은 또 있다. 굿미트가 사용하는 ABEC제 바이오리액터는 이미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성능을 인정받았다. 현지에서만 6000ℓ 용량이 가동되고 있는데, 굿미트에 대한 배양육 유통 허가를 내준 곳 역시 싱가포르 정부다.

회사 관계자는 “물론 배양육은 바이오리액터 설계가 어렵고 거액이 투입돼야 하는 만만찮은 산업”이라면서도 “인류가 가축을 도살해 얻어온 고기를 버리고 친환경 배양육으로 이행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일단 미국에서의 배양육 판매가 아직 허용되지 않았다. 굿미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배양육 유통 및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신청서를 낸 상태다. FDA는 현재 이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FDA 허가를 낙관하면서도 시기가 언제가 될지 까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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