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빛을 발하는 관엽식물이 미 농무부(USDA) 승인을 처음으로 따냈다. 발광 버섯의 유전자를 조합한 이 식물은 반딧불이 페튜니아(Firefly Petunia)로 명명됐다.
미국 바이오 업체 라이트 바이오(Light Bio) 사는 20일 공식 X를 통해 자체 개발한 발광 식물 반딧불이 페튜니아를 소개했다.
USDA 인증을 받고 현재 예약판매 중인 반딧불이 페튜니아는 관상용 식물이다. 일반 페튜니아에 발광 버섯의 DNA를 조합해 이름 그대로 반딧불이처럼 은은한 빛을 발한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페튜니아도 관엽식물로서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 페튜니아는 한층 신비롭기까지 하다”며 “빛을 내는 이 식물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덜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전했다.
바이오루미네선스(bioluminescence), 즉 생물 발광 현상을 응용한 반딧불이 페튜니아는 건강하게 자랄수록 빛이 강해진다. 일조량이 충분한 대낮에는 일반 페튜니아와 다를 바 없지만 밤이 되면 바이오루미네센스 특유의 은은한 빛을 즐길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빛은 새싹이나 새로 성장한 부분일수록 강하다”며 “식물의 윤곽이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나 일반 페튜니아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빛은 식물이 건강할수록, 그리고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세고 오래간다”며 “잘만 키우면 오래 살기 때문에 반려 식물로도 제격”이라고 덧붙였다.
업체에 따르면 반딧불이 페튜니아가 발하는 빛은 식물의 대사와 밀접하게 관련됐다. 이런 점에서 근처에 익은 바나나나 사과를 놓아두면 여기서 방출된 에틸렌 가스에 의해 더욱 잘 자라고 빛도 강해진다.
반딧불이 페튜니아의 빛은 반딧불이나 발광 버섯과 마찬가지로 루시페린이라는 발광소의 작용이다. 식물 세포벽의 화합물 리그닌에는 커피산이라는 유기분자가 포함되는데, 발광 버섯의 경우 어떤 효소에 의해 커피산이 루시페린으로 변환된다. 반딧불이 페튜니아 역시 커피산을 루시페린으로 바꾸는 효소를 만들어낸다.
과학계에서는 바이오루미네선스 기술을 활용해 미래 조명을 대체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 막대한 자원을 사용하는 도시 조명을 대체하기 위한 시제품도 등장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2021년 태양과 LED 조명을 쬐면 발광하고 빛에너지를 저장하는 식물을 공개했다. 글로위(Glowee)라는 프랑스 업체는 심해 세균을 이용한 조명을 2022년 공개 테스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