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5년째 묵묵히 임무를 수행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 탐사선 ‘보이저 1호’의 시스템에 발생한 문제가 해결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3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오는 9월 5일 발사 45주년을 맞는 행성 탐사선 ‘보이저 1호’의 기체 상태를 나타내는 데이터 일부에 생긴 문제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지난 1977년 9월 5일 오후 21시56분 발사된 ‘보이저 1호’는 인류의 행성 탐사 역사 자체다. 1979년 5월 목성에 이어 1980년 11월 토성에 대한 플라이바이(근접 비행) 탐사를 실시한 ‘보이저 1호’는 태양계 밖을 향해 비행을 계속한 끝에 2012년 8월 태양풍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성간 우주(성간 공간)에 도달했다.

우주를 유영 중인 '보이저 1호'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현재 지구에서 약 157천문단위(약 235억㎞)까지 날아간 ‘보이저 1호’는 지난 5월 자세 제어 시스템 AACS(Attitude Articulation and Control Subsystem)의 상태를 나타내는 데이터 문제가 확인됐다. AACS는 ‘보이저 1호’가 지구와 통신하는 데 필요한 하이게인 안테나를 정확하게 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JPL은 “AACS는 지구와 통신에 편도만 약 22시간이 걸리는 ‘보이저 1호’의 핵심 시스템”이라며 “현재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구로 전송된 데이터 상에서 글자 몇 개가 깨지는 등 시스템 오류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석 결과 AACS가 몇 년 전 동작을 멈춘 온보드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보낸 탓에 글자가 깨졌음을 알아냈다”며 “컴퓨터 통신을 제대로 실시하는 명령어가 이미 재전송됐고 글자 깨짐 현상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태양권(heliosphere)의 모식도. 중앙의 파란색 원이 말단 충격파면(termination shock), 하늘색 가장자리가 태양권 계면(heliopause), 그 사이 영역이 태양권 덮개(heliosheath)다.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JPL은 정상적인 데이터 수신은 재개됐지만 왜 AACS가 잘못된 데이터를 보냈는지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 JPL은 다른 온보드 컴퓨터가 생성한 잘못된 명령어를 AACS가 수신해 버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백전노장 ‘보이저 1호’의 다른 부품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보이저 1호’보다 먼저 발사된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는 지난 20일 발사 45주년을 맞았다. 같은 해 우주로 날아갔지만 지정된 태양권 계면(헬리오포즈) 통과 지점과 미션이 서로 다른 관계로 ‘보이저 2호’는 2018년에야 성간 우주에 도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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