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다람쥐가 사슴 등 동물 뼈를 갉아먹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에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다람쥐는 기본적으로 잣이나 땅콩, 호두, 해바라기 씨앗 등 초식을 하지만 개구리나 메뚜기 등 육식을 겸하는 잡식성이다.
고베대학교 스에츠구 켄지 교수와 사진작가 고미 코우이치는 12일 발표한 관찰 보고서에서 일본다람쥐(Japanese squirrel) 등 일부 다람쥐가 부족한 칼슘 등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해 동물 뼈를 활용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초식이 기본인 일본다람쥐가 동물 뼈를 물고 돌아다니는 광경을 나가노현 등에서 실제 관찰했다. 그 이유에 집중한 이들은 태그를 부착한 개체의 성별을 분석해 암컷이 영양분 보충을 위해 뼈를 이용한다고 결론 내렸다.

스에츠구 교수는 "뼈를 갉아먹는 일본다람쥐를 추적 관찰한 결과 대부분 암컷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은 번식기나 수유가 필요한 시기에 칼슘, 인 등 육아에 필요한 미네랄을 사슴 등 동물 뼈로 보충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컷 일본다람쥐가 뼈를 섭취함으로써 생식 적응도가 상승하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칼슘 공급원으로 뼈는 상당히 우수한 식품이다. 일본다람쥐가 작은 동물은 물론 죽은 뱀의 뼈까지 갉아먹는 것도 이따금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다람쥣과 동물들이 뼈를 물고 다니는 상황은 이전 기록에도 등장한다. 1940년대 미국 생태 보고서를 보면, 임신 중이거나 수유기의 동부회색다람쥐(Eastern gray squirrel)가 야생동물 뼈, 심지어 등산객이 버린 프라이드치킨 뼈를 씹거나 땅에 묻어 표시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스에츠구 교수는 "사실 이런 광경이 인간에 별로 목격하지 않았을 뿐이지 자연계에서 드문 일이 아닐지 모른다"며 "동물들은 인간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가졌다. 뼈를 활용하는 다람쥐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