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미국 정부 기관이 치솟은 차량 내부 온도로 쿠키를 굽는 이례적 미션에 도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20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텍사스주 모처에서 진행된 차량 내 쿠키 굽기 실험 과정과 결과를 공개했다.

NWS가 희한한 실험을 기획한 이유는 올해 몰아친 유례없는 열파다. 미국은 원래 점차 여름 무더위가 심해지는 국가고 민간이나 대학이 차내 온도로 달걀, 피자, 쿠키 굽기에 나서고 있지만 NWS까지 참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NWS가 차내에 쿠키를 구운 4시간 동안 평균 온도는 화씨 186.1℉(섭씨 약 85.6℃)였다. <사진=NWS 공식 페이스북>

NWS 관계자들은 텍사스주 모처 뙤약볕에 차량을 세운 뒤 대시 보드에 쿠키 반죽을 올려놨다. 이때 외부 온도는 약 40℃였는데 밀폐된 차량 내부 온도는 2배가 넘는 약 90℃였다.

약 4시간이 지난 뒤 꺼낸 쿠키는 먹어도 좋을 만큼 충분히 구워졌다. NWS 관계자는 "차내에 설치한 온도계는 4시간 평균 온도가 85.6℃ 이상임을 알려줬다"며 "창문을 모두 올린 차량 내부의 온도는 여름철 외부에 비해 2배 이상 솟구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NWS는 이번 실험 결과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환경오염이 야기하는 재앙에 가까운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름철 빈발하는 차량 내 유아 및 반려동물 방치 사고 역시 줄어들기를 기대했다.

한낮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무더위에서는 차량 안에 아이나 반려동물이 잠시만 갇혀도 치명적이다. <사진=pixabay>

점차 이상 고온 현상이 심해지는 미국에서는 2010년부터 한여름 차량 안에 쿠키를 넣고 굽는 실험이 연례 행사처럼 굳어졌다. NWS 같은 국가 기관이 여기 동참한 것은 처음이다.

NWS 관계자는 "텍사스도 한여름 무더운 지역이지만 이보다 더한 주는 차에서 2시간 정도만 지나면 쿠키가 노릇노릇 익어버린다"며 "폭염에 차량을 세울 때는 가급적 땡볕을 피하고, 차량을 잠그고 볼일을 보기 전 반드시 아이나 동물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여름 차량에 생명체가 갇힌 경우 차주 동의 없이 유리창을 깨는 구조활동을 허용한다. 2016년 캘리포니아주 등 매년 여러 주가 해당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