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으로 덮인 목성 위성 유로파는 산소가 부족해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토성 위성 타이탄의 유기화합물 양이 예상치를 밑돈다는 보고가 있었던 만큼 우주 생명체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천문학 연구팀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로파는 얼음으로 이뤄진 지표면 안쪽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광활한 바다가 자리할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Juno)'의 관측 데이터를 장기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유로파에서 생성되는 산소량이 학자들의 기대치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 단단한 얼음 표면 아래에 지구의 2배나 되는 바다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유로파는 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지만 내부에 지구의 2배나 되는 바다가 있다고 학자들은 추측했다. 유로파는 비록 태양에서 멀리 떨어졌지만 목성과 상호작용에 의한 열에너지로 바다를 가졌고, 이산화탄소와 기타 원소도 풍부하다고 예상됐다.

물과 적절한 원소는 생명체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다. 다만 지구와 달리 유로파는 산소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지구는 식물이나 플랑크톤의 광합성으로 산소가 대기를 채우지만 유로파는 우주에서 날아든 하전입자가 얼음층과 충돌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컴퓨터 모델을 이용한 이전 연구에서 유로파는 초당 1000㎏의 산소를 생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타당성을 알아보기 위해 '주노'의 실제 관측 데이터를 분석했다.

목성을 탐사하는 주노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가 2011년 발사한 '주노'는 목성과 그 위성들을 근접 관찰했다. 2022년 9월 유로파 상공 약 352㎞까지 접근한 '주노'는 하전입자 관측 장치를 통해 수소 분자를 측정했다.

유로파 표면에 만들어진 수소는 가벼워 둥둥 뜨지만 무거운 산소는 지표 부근에 머물거나 얼음에 갇힌다. 같은 물 분자가 분해된 것이기에 수소의 양을 측정하면 얼마나 많은 산소가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유로파 표면 전체에 생성되는 산소의 양은 초당 12㎏으로 이전 연구보다 훨씬 적다고 결론 내렸다.

유로파 클리퍼의 상상도. 일정에 차질이 없다면 오는 2030년 목성 주회궤도에 진입한다.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초당 12㎏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중에서도 최저치"라며 "이번 실험이 맞더라도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산소량이 너무 적은 것은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학자들은 태양계 위성들 중 지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체가 존재할 후보를 여럿 정하고 집중 연구해 왔다. 유로파와 타이탄을 비롯해 가니메데, 엔켈라두스, 미마스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NASA가 유로파 생명체 탐사를 위해 제작한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탐사선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유로파 클리퍼'의 발사는 올해 10월로 예정돼 있으며, 오는 2030년 4월 목성의 주회궤도에 진입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