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자리의 1등성 베텔기우스(베텔게우스)의 광량이 또 줄었다. 베텔기우스의 이변을 분석한 학자들은 초신성 폭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놨다.
프랑스 코트다쥐르 천문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관측 보고서에서 적색초거성 베텔기우스의 밝기가 지난 1월 하순부터 0.5등급 내려갔다고 전했다.
겨울철 북반구 밤하늘에 빛나는 오리온자리의 상징 베텔기우스는 태양계 가장 가까이 자리한 적색초거성이다. 질량과 크기가 각각 태양의 20배, 1400배인 베텔기우스는 여러 차례 감광 및 증광을 반복해 왔다.
연구에 참여한 천문학자 안드레아 치아바사 박사는 "밤하늘에서 열 번째로 밝은 항성으로 생각되는 베텔기우스는 올해 1월 하순 들어 조금 어두워졌다"며 "아무래도 초신성 폭발이 임박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천문학자들은 베텔기우스가 10만 년 안에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항성의 일생을 마감할 것으로 여겨왔다. 우리은하 내부의 초신성 관측은 17세기 이후로 없는 까닭에 베텔기우스에 대한 천문학계의 관심은 대단하다.
천체의 밝기가 0.5등급 어두워진다고 해서 베텔기우스만큼 주목받는 천체도 드물다. 초신성 폭발 시기를 두고는 여러 의견이 있는데, 300년도 안 지나 탄소를 모두 소진한 베텔기우스의 핵이 붕괴하고, 그로부터 수십 년 내에 폭발한다는 조사 보고서가 지난해 발표됐다.
베텔기우스의 밝기가 변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2020년 베텔기우스의 밝기가 40%나 줄어 머잖아 폭발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5월 미국 플랫아이언연구소는 베텔기우스의 광량이 급증하는 예상하지 못한 변동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안드레아 치아바사 박사는 "베텔기우스는 초신성의 위험 지대인 50광년보다 훨씬 먼 650광년 떨어져 폭발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일정 주기로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임은 이미 밝혀졌지만 2019~2020년 큰 폭으로 광량이 줄어든 만큼 천체의 변화가 최근 뚜렷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베텔기우스는 II-P형 초신성으로 폭발해 중성자별을 남길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몇 달 동안은 보름달 정도로 밝아 낮에도 관측되며, 이후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고 예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