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극 소용돌이(polar vortex)가 역대 최고 수준의 속도로 역회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극 소용돌이란 찬 공기를 감싸는 저기압 소용돌이로 제트기류의 주된 동력이며 남극에서는 시계 방향, 북극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3월 4일 성층권의 기온이 갑자기 상승하는 바람에 북극 상공을 흐르는 극 소용돌이 흐름의 역회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NOAA는 북극 소용돌이의 이번 역회전으로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한파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반전된 기류의 속도가 기록적으로 빨라 이미 국지적인 오존 증가 현상(오존 스파이크)이 관찰됐다.

북극 위에서 본 극 소용돌이의 흐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공식 홈페이지>

북극과 남극 상공에서 소용돌이치는 기류인 극 소용돌이는 겨울에 가장 활발하다. 극 소용돌이의 영향권은 고도 10~50㎞의 성층권이며, 속도는 최대급 태풍에 버금가 북극의 경우 풍속 250㎞/h의 기류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NOAA 관계자는 "원래 극 소용돌이는 이번처럼 일시적으로 흐름이 반전하는 경우가 있다"며 "불과 며칠 사이에 성층권의 온도가 50℃가량 치솟는 성층권 온도 급상승(sudden stratospheric warming, SSW)이 원인으로 반전된 흐름은 수일에서 수주, 경우에 따라 수개월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북극 소용돌이의 반전은 관측 사상 6위 안에 들 정도로 기록적인 풍속을 보였다"며 "다만 3월 20일을 전후해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과거와는 달리 엄청난 한파를 몰고 오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극 소용돌이의 개요도 <사진=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공식 홈페이지>

극 소용돌이를 둘러싼 제트기류가 흐트러지면 북극권의 찬 대기가 저위도 지역까지 밀려들어 한파가 몰아친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유독 추운 겨울이 오는 원인도 극 소용돌이의 역회전으로 생각된다.

이번 극 소용돌이의 역회전과 관련, NOAA는 SSW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NOAA 관계자는 "과거 기록을 감안하면 SSW는 지구 기상이 불안정한 엘니뇨 또는 라니냐 시즌에 일어나기 쉽다"며 "극 소용돌이의 정점은 지났지만 현재도 엘니뇨 현상이 한창이라 내년 이후 또 역회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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