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나 스트레스의 요인을 종이에 적고 휴지통에 버리거나 세단하면 일정 수준 심리 상태가 안정된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나고야대학교 인지과학 전문가 카와이 노부유키 교수 연구팀은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일상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나 화를 쉽고 효과적으로 해소할 과학적 방법을 조사했다. 학생 등 약 100명을 모은 연구팀은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수준에 따라 분노 점수(1~6)를 매기게 했다. 이후 듣는 이를 도발하는 문장 5가지를 제시하자 실험 참가자 대부분의 분노 점수가 올라갔다.
이어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에게 자유 주제로 에세이를 쓰게 한 뒤 취합했다. 각 에세이를 본 제3자들이 하나같이 혹평을 했다는 거짓 설명을 전하자 피실험자들의 분노 점수는 이번에도 상승했다.
두 가지 실험 직후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이 느끼는 기분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종이에 적게 했다. A 그룹은 종이를 구겨 휴지통에 버렸다. B 그룹은 종이를 바인더 또는 투명한 상자에 넣어 보관했다. 이때 측정한 두 그룹의 분노 점수는 종이를 구겨서 버린 쪽이 더 낮았다.
카와이 교수는 "종이를 문서세단기에 넣어도 쓰레기통에 버릴 때와 효과가 비슷했다"며 "자신이 분노한 이유나 경위, 현재 상태를 종이에 적고, 이를 폐기하는 행위들이 화를 가라앉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교수는 "일본 아이치현 히요시 신사에서는 사람들이 마음에서 비워내고 싶은 것을 접시에 적어 경내에서 깨뜨리는 전통이 있다"며 "화의 근원들을 종이에 자세히 적고 구기거나 찢어버리는 것도 접시 깨기와 비슷한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주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원망이나 걱정을 유발하는 대상을 종이에 적는 과정에서 피실험자들의 1차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고 추측했다. 이를 휴지통에 버리거나 세단해 말끔히 처리하는 과정에서 추가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발휘된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