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 ‘송니일타소홍화(送你一朵小紅花, A little Red Flower)’가 할리우드 유명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판타지 대작 ‘청아집(晴雅集)’이 표절 논란 끝에 간판을 내린 데 이은 이번 소동은 중국이 ‘표절왕국’이란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송니일타소홍화’의 표절논란은 15일 중국 연예정보사이트 두반(douban)에 한 영화팬의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 영화팬은 ‘송니일타소홍화’가 2014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안녕 헤이즐’을 대놓고 베꼈다고 지적했다.

쉐일린 우들리와 안셀 엘고트의 '안녕, 헤이즐' <사진=영화 '안녕, 헤이즐' 메인포스터>

쉐일린 우들리(30)와 안셀 엘고트(27)가 출연한 ‘안녕 헤이즐’은 암과 싸우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눈물짓다가도 힘이 되는 존재로 인해 웃는 헤이즐(쉐일린 우들리)의 스토리가 뭉클한 감동을 줬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송니일타소홍화’는 인기 유닛 TFBOYS의 이양첸시(이양천새, 21)가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됐다. 암을 앓는 젊은 남녀가 주인공으로, 14일 기준 극장수입 11억 위안(약 187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질주 중이다. 

영화팬들은 ‘송니일타소홍화’의 이야기 구조나 테마, 인물관계가 ‘안녕 헤이즐’과 똑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사실을 할리우드리포터 등 미국 주요 영화매체도 보도하면서 중국으로서는 제대로 망신살이 뻗쳤다. 

표절의혹을 낳은 중국 영화 '송니일타소홍화' <사진=영화 '송니일타소홍화' 메인포스터>

논란이 커지자 현지 영화팬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별 5개 만점에 4개를 찍었던 평점도 하락세다. 한 영화팬은 “웃음과 재미, 감동을 모두 잡았다는 호평 때문에 봤고, 정말 재밌었다”며 “어쩐지 중국이 이런 영화를 만들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혀를 찼다. 

일각에선 ‘송니일타소홍화’는 20세기폭스가 중국 영화사와 손잡고 만들려던 ‘안녕 헤이즐’의 정식 리메이크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계획됐는데, 2019년 폭스가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불발됐다. 다만 ‘송니일타소홍화’ 제작사가 관련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표절이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던 지난해 가을경 극장영업을 정상화시켰다. 일명 ‘국뽕’ 영화들이 대거 개봉했고 흥행으로 이어지자 중국정부는 “우리가 세계 극장가를 되살릴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일본 소설 원작 영화 ‘청아집’이 표절시비 끝에 개봉 열흘 만에 사라졌고 ‘송니일타소홍화’도 같은 논란에 휘말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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