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문명, 수십억년 전부터 AI 형태로 존재해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지능(AI) 전문가가 외계 문명에 대한 색다른 견해를 내놔 주목된다. 수잔 슈나이더 박사(53)는 8일 데일리갤럭시와 인터뷰에서 가장 진보된 외계문명이 생물학적인 형태일 것이라고 믿지 않으며, 가장 정교한 문명은 포스트 생물학적(postbiological) 형태의 AI거나 외계인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네티컷대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 연구소 소장과 미 의회도서관 의장 등을 역임한 슈나이더 박사는 미국 의회의 AI 정책 컨설팅도 맡고 있다. TV 토론 및 각종 회의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인으로, 특히 최근 NASA와 2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 내용은 '외계인의 의식'이다. 즉 지능적인 외계인은 어떤 식으로 생각하며, 외계 지능과 의식은 어떤 형태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슈나이더 박사는 대부분의 지적인 외계문명이 초지능적인 AI와 같을 것이라고 결론내린 이유로 세 가지 논리를 들었다.

외계문명 상상도 <사진=pixabay>

첫 번째는 '관찰의 짧은 창(the short window of observation)'이라는 관점이다. 한 사회가 우주와 접촉할만한 기술을 만들어내면, 지능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문화의 발전과정에도 잘 드러나 있다. 인간이 무선신호를 사용한 것은 불과 120년 전이며 우주탐험은 50여년 밖에 안 지났지만 이제 누구나 휴대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해져 있다. 진보한 지능체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외계문명이 슈퍼컴퓨터 같다는 개념 낯설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주장은 외계문명이 우리보다 훨씬 오래됐을 거라는 내용에서 비롯된다. 외계의 지적생명탐사(SETI) 활동으로 얻어진 거의 모든 증거들은 외계문명이 우리보다 훨씬 오래됐으며, 특히 ​​17억~80억년 사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슈나이더 박사 역시 "지구는 은하계의 아기"라고 주장했다. 우리보다 훨씬 오래됐다면 더 똑똑할 것이고, 이는 우리 기준으로 초지능이라고 부를 만하다. 외계인이 생물학적인 육체를 가졌다고 해도, 그들의 지능은 인공적인 수단을 통해 더 발전했을 것이고, 이는 우리가 바로 AI라고 부르는 형태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계 지능은 탄소 기반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다. 불멸에 가깝고 무한 재부팅이 가능하며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생존할 외계 지능은 탄소 기반 생명체의 형태로는 존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인간의 뇌 뉴런의 속도는 최고 200㎐로, 현재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7배나 느리다. 

슈나이더 박사는 AI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한다고 주장해온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고 스티븐 호킹 박사 역시 "AI를 SF쯤으로 치부한다면 우리의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슈나이더 박사의 책(Artificial You: AI and the Future of Your Mind) 속 질문 "그렇다면 외계인의 마음은 프로그램에 불과한 걸까"를 떠올리게 한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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