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도 농땡이를 부리다 걸리면 제재를 받는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동물은 벌칙으로 무리의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물고기에게서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오사카공립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인간 사회에서 협력을 촉구하거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예로부터 이용된 벌칙을 물고기들도 사용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물고기의 사회성을 알아보기 위해 열대어 시클리드 종류인 네오람프롤로구스 사보리(Neolamprologus savoryi)를 관찰했다. 사보리 류는 수컷과 암컷 부모만 새끼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어린 개체도 육아에 힘을 보태는 특이한 생태로 유명하다.
조사에 참여한 오사카공립대 아와타 사토시 교수는 "대개 사보리 무리는 수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컷과 그룹을 짜 생활한다"며 "암컷은 각각의 세력권을 가지며, 자신의 세력권에 최대 육아를 도울 개체 4~5마리를 거느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보리의 육아가 제대로 관리되는지 관찰한 결과, 어미는 게으른 개체가 있으면 물리적인 공격, 즉 체벌을 가하는 확인됐다"며 "체벌을 받은 개체는 이후 육아에 더 신경을 쓰며, 공격을 받기 전에 열심히 일하는 개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사보리의 이 같은 행동이 협력 강화 및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진화의 결과라고 추측했다. 물고기가 일부 사회성이 높은 동물처럼 체벌을 준다는 가설은 전부터 있었지만 연구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사토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체벌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물고기 세계에서도 활용됨을 보여준다"며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물고기도 고도의 인지능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