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오랜 기간 찾아 헤맨 외계생명체는 지구와 같은 파란별이 아닌 보라색별에 있을지 모른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코넬대학교 리사 칼테네거 교수는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외계생명체는 홍색세균(purple bacteria)이 가득한 보라색별에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보라색 또는 적갈색을 띠는 홍색세균은 광합성을 하며 수생과 육생 두 종류로 나뉜다. 태양빛이 아주 희미해도 광합성이 가능한 강인한 생존력이 특징이다. 주로 얕은 바다나 해안, 습지대에 서식하며 많은 수수께끼를 품은 심해 열수분출공에서도 발견됐다.

홍색세균이 서식하는 외계행성은 빛을 받았을 때 보라색을 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리사 칼테네거 교수는 “사실 홍색세균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번식한 생명체 중 하나”라며 “번성하는 데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지 않은 이 세균이 행성 전체에 퍼졌다면 별이 보라색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교수는 약 20종의 홍색유황세균(purple sulfer bacteria)과 홍색비유황세균(purple non-sulfer bacteria)을 실험실에서 배양했다. 각 세균에서 색소를 추출하고 반사율을 측정한 뒤, 홍색세균으로 뒤덮인 외계행성이 어떤 색을 띠는지 모델링했다. 그 결과 주성의 빛을 받은 행성은 하나같이 보라색을 나타냈다.

리사 칼테네거 교수은 “태양보다 온도가 낮은 적색왜성을 도는 행성들은 다른 생명체보다 홍색세균이 살기 적당하다”며 “우리은하에 존재하는 항성 대부분이 적색왜성이므로 보라색 외계행성이야말로 생명체 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역설했다.

영화 등 미디어에는 여러 유형의 외계생명체가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생김새나 생태, 특징 등 모든 것이 불명확하다. <사진=pixabay>

인류의 우주 탐사는 초반 태양계 행성에 국한됐다. 이후 과학이 발달하고 관측 기술이 진보하면서 외계행성에 눈을 돌렸다. 지금까지 인류가 특정한 외계행성은 대략 5000개나 되는데, 아직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사는 별은 찾지 못했다.

리사 칼테네거 교수는 “인류가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 차세대 관측 장비를 갖게 되면서 우주 생명체 탐사는 조만간 성과를 낼지 모른다”며 “미지의 생명체는 지구의 것과 전혀 다를 가능성이 크므로 이번 연구처럼 색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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