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탄광에서 발굴된 수수께끼 척추 화석은 지구를 호령한 수각류(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큰 신종 뱀으로 판명됐다.
인도공과대학교(IITR) 연구팀은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몸길이 최대 15m로 보이는 초대형 뱀 화석에 대한 지금까지의 조사 내용을 소개했다. 이 화석은 이미 멸종한 마드트소이아과(Madtsoiidae)의 동료로, 약 4700만 년 전 개체로 생각된다.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먼저 소개된 이 뱀은 다른 마드트소이아과 개체들처럼 인도를 비롯해 아프리카, 남미, 호주, 남유럽 등 넓은 지역에 걸쳐 서식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신종 뱀은 지금까지 알려진 마드트소이아과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크다. 동시에 지구상에 서식한 모든 뱀 중 최대다. 연구팀은 힌두교 시바 신의 목에 휘감겨 있는 뱀의 왕 바스키(Vasuki)와 발견 국가 이름을 따 바스키 인디쿠스(Vasuki Indicus)라는 학명을 붙였다.
조사 관계자는 "화석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의 탄광에서 나왔다. 척추 27점을 이어 붙여 척주의 일부 구간을 재구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초대형 뱀임을 짐작했다"며 "척추 화석 대부분 보존 상태가 좋았고, 뱀이 살아있을 때와 동일한 위치에 있는 것도 여러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체로 보이는 바스키 인디쿠스의 각 척추는 길이 3.8~6.3㎝, 폭 6.2~11㎝로 상당히 크다"며 "이 거대한 뱀의 척추는 전부 약 800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바스키 인디쿠스의 화석을 당초 거대 악어의 것으로 여겼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뱀일 가능성이 점차 커졌다. 척추를 토대로 뱀의 몸집이 얼추 파악되자 연구팀은 그 생태도 들여다봤다.
조사 관계자는 "이 원시 뱀은 아나콘다와 같이 느린 매복형 포식자로, 사냥감을 강하게 죄어 죽이고 삼켰을 것"이라며 "마드트소이아과 뱀이 지구에 어떻게 퍼졌는지 이해하게 해줄 이 화석은 약 4700만 년 전 열대지방이 지금보다 따뜻했음을 짐작하게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바스키 인디쿠스는 인도 아대륙에서 탄생해 남유럽을 경유, 대략 5600만~3400만 년 전 아프리카에 퍼졌다"며 "바스키 인디쿠스는 백악기 후기부터 효신세에 걸쳐 고립된 대륙이던 인도에서 진화했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학계는 바스키 인디쿠스의 크기가 멸종한 또 다른 거대 뱀 티타노보아와 맞먹고, 형태도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티타노보아는 6000만 년 전 남미 열대에 서식했고 성장하면 전체 길이가 14m에 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