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에서 영감을 얻은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무인 잠수정이 수중 테스트를 모두 마쳤다. 거대한 대왕쥐가오리(만타가오리)의 외형부터 이름까지 그대로 따온 이 잠수정은 조만간 바다를 누빌 전망이다.
미국 군수업체 노스롭 그루먼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DARPA의 무인 잠수정 '만타 레이(Manta ray)'의 프로토 타입이 엄격한 수중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고 밝혔다.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로 알려진 '만타 레이'는 진짜 대왕쥐가오리처럼 크고 우아한 외형을 자랑한다. 물속을 은밀하고 신속하게 이동하는 '만타 레이'는 세계 최초의 모듈 구조 잠수정으로 부품을 기지에서 작전 지역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노스롭 그루먼 관계자는 "올해 2~3월 캘리포니아 해역에서 '만타 레이' 프로토 타입의 본격적인 수중 시험이 진행됐다"며 "기체의 추진력은 물론 조종성이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주목한 것은 가오리 특유의 유연함과 운동능력"이라며 "우아함마저 느껴지는 대왕쥐가오리의 움직임을 본뜬 '만타 레이'는 부력을 이용해 비행기가 활공하듯 물속을 부드럽게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크기나 출력, 적재 능력 등 자세한 스펙이 알려지지 않은 '만타 레이'는 크고 무거운 물자의 수중 운반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노스롭 그루먼의 개발자들이 '만타 레이' 상판에 서있는 사진으로 미뤄 무인 잠수정 치고는 크기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만타 레이'의 모티브가 된 대왕쥐가오리는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고 온순한 성격으로 다이버들에게 인기다. 멸종 위기 관심 등급에 몰린 대왕쥐가오리는 큰 개체의 경우 덩치가 고래와 맞먹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