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무려 2600년 전 만들어진 치즈가 발견됐다.
이집트 관광유물부(Ministry of Tourism and Antiquities)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광활한 고대 매장지 사카라에서 약 2600년 전에 제조된 것으로 보이는 치즈 덩어리가 발굴됐다고 전했다.
관광유물부에 따르면, 이 치즈가 담긴 토기 겉면에는 함께 출토된 다른 유물들과 마찬가지로 데모틱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데모틱 문자는 이집트 상형문자를 간이화한 서체다. 고대 이집트어 해독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로제타 석(Rosetta Stone) 역시 데모틱 문자로 작성됐다.
고고학자들은 치즈의 연대가 기원전 664~404년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고대 이집트 왕조의 말기에 해당하는 제26, 27왕조(아케메네스 왕조)다. 이 시절 이집트인들은 할루미 치즈를 제조해 먹었다. 발굴된 것 역시 할루미인데, 키프로스 원산지 치즈와는 제조법이 조금 다른 것으로 추측됐다.
이집트 관광유물부 관계자는 “고대 이집트에서는 흰 치즈를 ‘하람’이라고 불렀는데 콥트 시대에 이르러 ‘하룸’으로 명칭이 바뀌었다”며 “이것이 할루미 치즈의 유래라는 견해가 현재 우세하다”고 전했다.
이어 “발견된 치즈는 아주 큰 덩어리 형태로, 고대 이집트 수도 멤피스의 대규모 네크로폴리스(묘지) 사카라에서 수천 년 잠들어 있었다”며 “치즈는 소나 염소의 젖을 발효시킨 식품으로 와인이나 위스키와 달리 오랜 세월이 지나면 변질돼 먹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굴한 할루미 치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아니다. 2018년 역시 사카라에서 약 3200년 된 할루미 치즈가 나온 바 있다. 당시 치즈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이 발견되면서 사카라 일대는 고대 이집트 문화의 보고로 떠올랐다. 2020년에는 사카라 신들의 상 40개와 목관 100개가 한꺼번에 공개돼 지구촌의 시선이 집중됐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