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에 담긴 채 버려져 죽음을 기다리던 강아지가 사람들의 도움으로 훌륭한 경찰견으로 다시 태어났다.
영국 서섹스 경찰서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인연을 맺은 코카 스패니얼 종 강아지 뱃저(Badger)의 사연을 공개했다.
서섹스 경찰에 따르면, 뱃저는 지난해 7월 영국 서리 레드힐 모처에서 다른 세 마리 강아지와 각각 양동이에 담긴 채 발견됐다. 강아지들은 하나같이 비쩍 말라 있었고 심한 피부병과 눈병을 앓고 있었다.
최초로 뱃저와 강아지들을 구조했던 영국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직원은 “강아지들은 정말 형편없는 상태였다”며 “네 가지 안약과 두 가지 점이약을 매일 4회 투여했고 피부병 탓에 약용샴푸로 채운 목욕탕에 넣기를 반복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상태가 유독 심각했던 뱃저는 세 강아지와 함께 건강을 되찾고 입양됐지만 얼마 뒤 RSPCA 시설로 돌아왔다. 강아지를 데려갔던 가족이 유난히 호기심 많고 활동량이 많은 뱃저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뱃저에게 주어진 건 단 며칠의 시간. 이마저 지나버리면 안락사될 처지였다.
뱃저가 안쓰러웠던 시설 직원은 안타까운 사연을 서섹스 경찰에 전했다. 센터에서 직원들과 테니스공 숨기는 놀이를 곧잘 하고, 테니스공 찾는 게 무척 능숙하다는 설명을 곁들이며 “정식 경찰견으로 키워보자”고 설득했다.
RSPCA의 취지에 공감한 서섹스 경찰은 서리 주와 상의 끝에 경찰견 합동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뱃저를 참가시켰다. 그 결과, 지난 6월 뱃저는 보란 듯 경찰 탐지견 자격증을 따냈다.
현재 어엿한 서섹스 경찰 소속인 뱃저는 불법약물이나 무기, 현금 탐지견으로 활약 중이다. 뱃저의 파트너는 “유기견이었다는 사연을 협회로부터 듣고 키우던 반려견 생각이 나 슬픔이 복받쳤다”며 “RSPCA의 보호와 경찰의 노력으로 뱃저는 두 번째 삶을 선물 받았다. 협회와 저희 경찰로서는 더없는 기쁨”이라고 자랑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