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왕 일론 머스크(54)가 이끄는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가 민간인 선외 활동용 우주복 EVA(extravehicular activity) 슈트를 전격 발표했다.

스페이스X가 4일 선을 보인 EVA 슈트는 민간 업체가 만든 최초의 우주복이다. EVA 슈트는 스페이스X가 올해 실시하는 상업 우주비행 프로젝트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미션에 우선 투입되며, 향후 달이나 화성 등 천체 탐사에도 활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폴라리스 던 미션의 주된 목표는 민간 우주인의 세계 첫 선외 활동"이라며 "폴라리스 던에 참가하는 비행사는 EVA 슈트를 착용하고 지상 약 700㎞에서 우주를 유영하는 등 5일간 선외 미션을 수행한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선외 활동 우주복 EVA 슈트 <사진=스페이스X 공식 유튜브>

기존 우주복과 마찬가지로 태양광을 차단하기 위해 전체가 흰색인 EVA 슈트는 최신 소재와 첨단 기술이 결합됐다. 스페이스X가 자체 개발한 소재는 유연성이 뛰어나고 고온 및 저온에 견딘다. 어깨와 팔꿈치, 손가락, 무릎 등 관절 부분에는 독자적 설계를 적용해 안전하고 부드러운 동작을 구현했다.

3D 프린터로 뽑아낸 헬멧은 고성능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탑재돼 우주복의 압력 상태와 온도, 습도, 산소량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선외 활동 중 태양광의 눈부심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안쪽은 습기가 차지 않도록 설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전신 디자인을 보면 우리 우주복은 그간 대중에 익숙한 것보다 상당히 슬림하다"며 "이미 선내복 제작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완성된 EVA 슈트는 경험이 풍부한 우주비행사도 만족할 정도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사용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복. 이를 토대로 제작된 현재의 EMU는 40년간 부분 업그레이드되며 계속 사용되고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스페이스X의 EVA 슈트는 NASA나 러시아우주국(ROSCOSMOS) 등 우주개발 주체가 사용해온 기존 우주복보다 심플하게 디자인됐다. 특히 NASA가 아폴로 계획 당시 우주인에 지급한 구형 우주복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현재 NASA의 선외 활동용 우주복 EMU(Extravehicular Mobility Unit)는 한 벌 가격이 용도에 따라 1200만달러(약 160억원)에서 2200만 달러(약 300억원)나 된다. 스페이스X의 EVA 슈트는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산을 염두에 둔 까닭에 NASA 우주복에 비해 경쟁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NASA 역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비행사들의 안전을 위해 EMU를 개량하고 있다. EMU는 대략 40년 전 만들어진 우주복으로 부분 업그레이드가 진행돼 왔을 뿐 구조적으로 이미 한계가 드러났다. NASA는 2026년 실전 투입을 목표로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업체에 위탁해 새 선외 우주복 EMUs를 개발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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