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탐사선 '슬림(SLIM)'을 통해 달을 탐사 중인 일본이 달 표면에 천문대를 설치한다. 본격적인 천문대 가동 시기는 오는 2028년으로 잡았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달 천문대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JAXA는 지난 1월에도 일본 국립천문대(NAOJ)와 공동으로 달에 천문대를 짓는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JAXA가 구상하는 안은 달 표면에 우주 관측을 위한 소형 천문대를 복수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문부과학성 회의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여러 차례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JAXA 관계자는 "월면 천문대는 대기가 없는 달의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다"며 "막대형 안테나 등 관측장치를 달 표면에 설치해 지구에서는 좀처럼 관측할 수 없는 전파를 포착, 우주 탄생 초기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38억 년 전 빅뱅 이후 일정 기간은 빛을 발하는 천체나 은하가 태어나지 않은 암흑시대로 여겨진다"며 "관측이 불가능한 이 시기에 수소가 발한 특수 전파를 포착할 수 있다면 우주 초기의 비밀을 풀어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우주 천문대는 일본은 물론 미국 등 다양한 국가가 전부터 구상해 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선으로 필요한 물자를 달로 가져가 높이 약 3~4m의 소형 천문대를 건설하는 아이디어를 검토했다.
일본이 달 천문대 건설을 구체화하며 우주개발 주체들의 달 개발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 3월 말 달에 철도를 까는 계획을 내놨다. DARPA는 달 표면에 테스트를 겸한 시설을 여럿 건설하는 10개년 연구 '10 Year Lunar Architecture Capability Study(LunA-10, 루나-10)'도 전개 중이다.
이에 앞선 3월 초 중국과 러시아는 달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공동으로 검토한다고 전했다. 이 계획은 러시아우주국(ROSCOSMOS)을 이끄는 유리 보리소프 총감독(67)이 직접 언급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