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실크 커튼을 진동시켜 방음 효과를 발휘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미국에서 개발됐다. 층간소음과 벽간소음 등 공동주택 생활소음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만큼, 신기술에 큰 관심이 쏠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얇은 실크 커튼 만으로 뛰어난 방음 효과를 내는 일종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선보였다.

연구팀은 악기나 홈시어터를 집에서 즐기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면서 불거지는 소음 갈등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다채널 스피커가 포함된 홈시어터를 구현하려면 방음 공사가 필수지만 비용이 만만찮아 건너뛰기 일쑤다. 

아주 얇은 실크 커튼으로 반대편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악기나 홈시어터는 모두 소리를 내는 장치로, 이를 반사해 발생원에 돌려보내는 것이 얼마든 가능하다"며 "이런 원리를 기초로 제작한 것이 파장으로 소음을 간섭하는 실크 커튼"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치는 일반적인 실크 커튼에 0.13㎜의 아주 얇은 압전소자를 세로로 배열해 완성됐다. 압전소자가 들어간 이런 압전섬유는 압력을 감지해 전기를 발생한다. 전기를 흘려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산업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방음 실크 커튼의 동작 원리는 대략 이렇다. 스피커에서 소음이 발생하면 소리의 진동이 진행하면서 커튼에 닿는다. 이때 압전소자가 동작해 진동에 의해 커튼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한다.

얇은 일반 커튼은 소리의 진동이 그대로 통과(a)하지만, 압전소자로 변형시켜 스스로 소리의 진동을 내는 커튼(b)을 이용하면 파장을 일으켜 스피커의 소음을 간섭하거나(c) 커튼의 진동을 억제해 소음을 반사(d)할 수 있다.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다른 방법도 있다. 전류를 흘려 압전소자가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진동의 파장을 소음 발생원 쪽으로 향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커튼 자체가 반대편 소음을 간섭하는 또 다른 스피커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소음이 통과할 때 실크 커튼의 진동을 95% 떨어뜨리자 투과음이 75% 감소했다. 이때 커튼 자체의 소음 반사율도 68%까지 올라갔다. 가로와 세로 각각 8㎝의 실크 조각에 최대 70㏈(데시벨)의 소리를 쏘자 음량은 거의 반감(최대 37㏈)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소리의 파장이 통과할 때 커튼의 진동을 줄이는 것만으로 소음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며 "소리의 파장을 소음의 파장과 정반대로 쏘는 간섭 효과는 요즘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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