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문명의 증거로 꼽히는 가상의 구조물 다이슨 구체(Dyson Sphere)의 후보 7개를 간추린 최신 연구에 관심이 집중됐다. 1930년대 SF 소설 '스타메이커'에 처음 등장한 다이슨 구체는 자신이 속한 항성계 주성을 완벽하게 둘러싸 복사 에너지를 100% 활용하는 진보한 외계문명의 산물이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천체물리학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은하계에 적어도 7개의 다이슨 구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이탈리아 등 국제 연구팀이 내놓은 다이슨 구체 조사 결과에 이어 많은 시선을 받았다.

웁살라대 연구팀은 다이슨 구체 특정을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광시야 적외선 탐사 위성(WISE)이나 지구 외 지적 생명체 탐사(SETI) 등 여러 관측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분석, 은하계 천체 500만 개를 들여다봤다. 특히 과도한 적외선을 방사하는 천체를 유심히 살폈다. 다이슨 구체와 같이 고도의 기술로 완성된 인공물이 존재한다면 방대한 잉여 에너지로부터 폐열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다이슨 구체는 항성의 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외계문명의 구조물로 생각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총 368개 천체를 추려낸 연구팀은 적외선원이 여러 개인 328개를 다시 제외했다. 40개 중 29개는 다이슨 구체의 이론 상 유사성이 떨어져 배제했고, 4개는 성운인 관계로 탈락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다이슨 구체의 특징이 가장 뚜렷한 인공물 후보 7개를 압축했다.

조사를 이끈 에릭 자크리손 교수는 "학자들이 다이슨 구체를 특정하는 주된 방법은 천체의 밝기 변동 및 버려지는 열로 인해 발생하는 과도한 적외선 복사"라며 "다이슨 구체의 존재를 확실히 보여주는 징후를 우주에 널린 무수한 천체에서 골라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슨 구체가 중간 적외선 방사 형태로 버려진 열을 방출하며, 그 양은 구조물의 완성도와 실효온도에 따라 다르다고 추측했다"며 "이런 현상이 자연적으로 벌어지는 천체를 배제하기 위해 성운의 특징과 신호 대 잡음비 등 추가 분석을 통해 가짜 다이슨 구체를 걸러냈다"고 덧붙였다.

1960~1970년대 미국 주도로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낸 인류의 문명은 카르다쇼프 척도 상 0.72형으로 평가된다. <사진=pixabay>

연구팀이 발견한 7개 천체는 모두 태양보다 작고 광도도 낮은 M형 주계열성으로 추측된다. 모두 지구에서 1000광년 이내로 우주의 규모를 감안하면 멀지 않다. 각 후보 모두 뚜렷한 중간 적외선 방사가 나타나고, 오염물질이나 천연 중간 적외선원도 확인되지 않았다.

1960년대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이 SF 소설 속 개념을 구체화한 다이슨 구체는 지구보다 수준이 높은 2형 문명이 이용하는 거대 구조물이다. 항성 전체를 둘러싸는 다이슨 구체는 천체가 방출하는 빛이나 열에너지를 죄다 문명 유지에 사용한다.

물론 다이슨 구체는 현재 인류의 기술로 실현 불가능하지만, 카르다쇼프 척도(Kardashev scale) 상 2형까지 진보한 문명이라면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즉 다이슨 구체는 지구 외 문명의 존재를 나타내는 척도의 하나로 생각돼 왔다. 구소련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가 창안한 카르다쇼프 척도 상 인류의 문명은 0.72형으로 평가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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