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발생한 대규모 태양 플레어가 지구의 바다 자기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달 초부터 중순에 걸쳐 발생한 태양 플레어는 강원도 화천에 오로라를 출현하게 하는 등 갖은 기상 이변을 일으켰다.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가 주축이 된 해양 관측 프로젝트 오션 네트워크 캐나다(Ocean Networks Canada, ONC)는 최고 X5.8 규모의 태양 플레어로 해양 곳곳의 자기장이 흐트러진 것을 확인했다고 23일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태양 플레어가 바닷속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했다. ONC는 캐나다 주변 바다와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 남극해 연안 및 심해에 약 1만2000개의 관측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조사 관계자는 “캐나다 밴쿠버 섬 앞바다에 있는 수심 25m 관측계 나침반 바늘은 +30도에서 –30도나 움직였다”며 “이러한 자기의 흐트러짐은 2700m 심해에서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바다에 설치한 기기 중 음파를 이용해 해류 속도를 알아내는 음향 도플러 유속계(ADCP)도 있다”며 “ADCP는 해류의 방향을 알아내기 위해 방위 자석을 이용하는데, 지난 3월 말부터 나침반 정보에 이상이 감지됐다”고 덧붙였다.
당초 지진 가능성을 의심한 연구팀은 데이터의 변화가 너무 길고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 내부에서는 약 11년 주기로 변화하는 태양 활동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사 관계자는 “태양 극대기와 지자기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해 보니, 최근 태양 플레어나 이로 인한 오로라는 방위 자석이 가리키는 방향과 뚜렷한 관련이 있었다”며 “태양 플레어에 의한 지자기 교란은 심해에 설치된 관측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태양 활동은 11년 주기로 변하며 향후 2년간은 극대기를 향해 간다”며 “세계 각지에서 관측된 오로라는 물론 해저의 지자기 교란은 앞으로 2, 3년은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NC은 드넓은 바다에 설치된 ADCP의 관측 데이터를 보다 자세히 분석해 이번 태양 활동이 해저 자기장에 미친 영향을 명확히 알아낼 방침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