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을 조각한 바위가 태국의 울창한 숲속에서 우연히 발굴됐다. 일부 학자는 석가모니의 모친 마야 부인을 새긴 유물이라고 추측했다.

태국 동야이 야생동식물 보호구역(Dong Yai Wildlife Sanctuary, DYWS)은 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달 중순 발견된 바위 조각상에 대한 고고학자들의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바위는 지난 5월 태국 현지인 3명이 버섯을 따다가 캐냈다. 캄보디아 국경과 가까운 부리람 주의 최남단 정글에 잠들어 있던 바위에는 여인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었다.

밀림 속에서 나온 바위. 조각된 여성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한 조사가 한창이다. <사진=DYWS 공식 페이스북>

신고를 받은 DYWS 직원들은 바위를 연구실로 옮겨 고고학자들에게 보였다. 조사 관계자는 "바위는 땅에 절반가량 묻힌 상태였다"며 "전신이 아니라 머리부터 다리 중간까지 새겨진 여인은 머리가 길고 태국의 전통 의상을 착용했으며, 왼손에 보리수 가지를 쥔 채 머리에 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자들은 수수께끼의 조각이 6~11세기 태국과 미얀마 소수민족 몬족이 세운 드바라바티 왕국의 것이라고 추측했다. 일부는 여성이 석가모니(고타마 싯다르타)의 어머니 마야 부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사 관계자는 "드바라바티 왕국은 태국과 미얀마 국경 부근, 차오프라야 강 유역에 발달된 도시를 이뤘다"며 "드바라바티 양식으로 불리는 그들만의 불교미술은 현대도 그 명맥이 남아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머리부터 무릎까지 정교하게 조각된 바위 <사진=DYWS 공식 페이스북>

이어 "마야 부인은 엄니 6개를 가진 흰 코끼리가 몸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석가모니를 가졌다고 전해진다"며 "출산 후 7일 만에 세상을 떠난 마야 부인을 기리기 위해 바위에 조각한 기념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인이 마야 부인이 아니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태국 실파콘대학교의 한 미술사학자는 "고대 인도 미술과 같은 예술작품을 보고 그대로 모방한,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조각일지 모른다"며 "눈썹이나 입술 등이 드바라바티 양식과 다르고, 16세기 이전 드바라바티 왕국 사람들은 보리수 가지를 지닌 마야 부인을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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