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킬라우에아의 대규모 분화는 여타 화산의 그것과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은 2018년 기록적 규모의 분화를 일으켜 현지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산하 화산학센터(Volcano Science Center, VSC) 연구팀은 지난달 말 낸 조사 보고서에서 2018년 킬라우에아 분화는 이전 화산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유형이라고 전했다.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은 당시 12차례 연쇄 폭발을 일으켜 수천 채의 가옥을 파괴하고 수많은 주민을 수개월간 대피하게 만들었다. VSC와 미국 오리건대학교 화산학자들은 이 분화에 통상적인 마그마나 수증기의 영향이 없는 점에 주목했다.

2018년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는 기존 화산의 폭발 메커니즘을 아예 벗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VSC 화산학자 조시 크로지어는 "당시 분화는 한마디로 발로 펌프를 밟아 날리는 장난감 로켓처럼 희한했다"며 "킬라우에아는 일반적인 화산 분화처럼 마그마 및 수증기의 분출이 아닌 지반 붕괴에 의한 급격한 압력 상승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특이하게도 비슷한 분화가 연속적으로 일어났는데, 화산 폭발이 이렇게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덕분에 다른 화산보다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고, 마침내 분화의 전체상을 그려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폭발 전 킬라우에아 화산 지하 저층에서 마그마가 서서히 유출됐다. 지하에 고였던 마그마는 약 40㎞ 떨어진 동쪽의 다른 화산으로 흘러들어갔다. 빈틈이 생긴 지하의 마그마 웅덩이는 압력을 받았고, 그 위에 자리한 킬라우에아 정상의 화구가 갑자기 붕괴했다.

화산학자들이 추측한 2018년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 구조. 화산 아래 웅덩이에서 마그마가 유출돼 압력이 높아지자 가스와 잔해가 화구를 통해 분출했다. <사진=오리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시 크로지어는 "마그마가 찼던 웅덩이의 압력이 아마 상상을 초월하게 급상승했을 것"이라며 "마그마에서 발생한 가스가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압력에 의해 잔해까지 밀려나와 킬라우에아 화구로 뿜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펌프 역할을 한 것은 두께 1㎞의 암석 붕괴로, 로켓처럼 가스와 잔해가 맹렬하게 분출했다"며 "킬라우에아 화구에서 확인된 분화는 분명 화산학자들이 처음 보는 유형이었지만 칼데라 붕괴 자체는 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하와이 남동부에 자리한 활화산 킬라우에아는 분화 시기를 예측하고 그 피해로부터 지역을 지키기 위해 무수한 센서와 관측 장비가 설치돼 있다. 연구팀은 킬라우에아 화산 내부 관찰에서 마그마가 상승하는 통로를 여럿 발견한 만큼 향후 분화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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