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아빠가 된 뒤부터 심장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산이나 육아가 부모의 건강에 주는 영향의 분석은 엄마에 집중돼 왔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파인버그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제임스 파커 교수 연구팀은 국제 온라인 논문집 사이언스 다이렉트 최신호에 실린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아이가 생긴 남성도 여성처럼 산후 우울증 등 여러 출산 후유증을 경험한다는 연구가 최근 이어지지만, 심장 같은 주요 장기의 기능 변화는 간과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출산 이후 부모의 건강 관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아이의 출산과 육아가 아빠의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지금껏 학자들이 간과한 출산과 육아가 아빠의 건강에 주는 영향 조사를 위해 최장 18년에 걸쳐 추적 조사된 45~84세 미국 남성 281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2.2세로 82%가 아버지였다. 전체의 41%가 백인, 24%가 흑인, 22%가 히스패닉, 13%가 중국인이었다.

첫아이가 생겼을 때 남성의 나이는 평균 27.6세였는데, 흑인은 25.8세, 중국인은 30.7세, 히스패닉은 26.6세, 백인은 28.3세 등 인종에 따른 차이가 났다. 이들의 심장 건강 상태는 식사, 운동, 흡연 습관에 관한 자기 신고와 체질량지수(BMI),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수치 조합에 의해 평가됐다.

분석 결과 아버지가 된 적이 있는 남성, 특히 25세 이하에서 아이를 가진 남자는 심장 건강 상태가 나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흑인이나 히스패닉 남성에게서 두드러졌다. 

엄마도 그렇지만 아이를 가진 아빠는 가장으로서 책임이 막중해진다. <사진=pixabay>

파커 교수는 "아버지가 된 남성의 심장 건강 상태가 나빴던 데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예컨대 젊은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기 쉬우므로 좀처럼 일을 쉴 수 없게 돼 심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조사는 출산·육아와 남성 심장 건강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며, 그룹 간 건강 상태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지만 절대적 차이는 크지 않다"면서도 "미국인 남성의 사망 원인 1위가 심장병인 만큼 출산과 가장의 심장 건강 체크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가장의 건강이 가정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아버지를 특별한 그룹으로 지정해 연구하거나 아빠가 된 남성의 건강 상태를 정부가 모니터링해야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파커 교수는 "건강에 관련된 행동이나 환경적인 요인은 개선이 가능하며, 이는 심장 건강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