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외로운 범고래로 유명한 키스카가 태어난 지 47년 만에 눈을 감았다. 죽기 몇 달 전 드론이 촬영한 영상에는 무리도 없이 홀로 수조 안에서 지내는 쓸쓸한 키스카가 담겨 공분을 샀다.

캐나다 동물보호단체 애니멀 저스티스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온타리오 나이아가라 마린랜드 수족관에서 40년 넘게 사육되던 범고래 키스카가 지난 9일 쓸쓸하게 죽었다고 전했다.

키스카는 무리를 지어 바다를 누비는 범고래지만 인간 손에 잡혀 마린랜드 수족관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다. 무기력하게 수조를 배회하는 키스카의 사진과 영상이 공개된 후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범고래’ 키스카를 자연으로 돌려보낼 대책을 촉구했다.

1979년 수족관에 갇힌 키스카. 2011년부터는 홀로 지내왔다. <사진=애니멀 저스티스 공식 페이스북>

마린랜드는 키스카의 사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건강 상태가 최근 몇 주에 걸쳐 크게 나빠졌다고 밝혔다. 마린랜드 해양 포유류 지원팀 전문가들은 키스카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법무차관부는 마린랜드가 동물복지법에 근거한 범고래 사육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키스카가 죽은 다음 날인 이달 10일 애니멀 저스티스는 키스카를 평생 수조에 가뒀던 마린랜드를 상대로 한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마린랜드 수족관이 오랜 세월 범고래를 사육할 수 있었던 것은 연방법 때문이다. 키스카는 1979년 아이슬란드 해역에서 세 살 때 포획됐는데, 당시만 해도 수족관들은 연방법에 따라 범고래를 사육할 수 있었다. 그렇게 키스카는 영화 ‘프리 윌리’로 유명한 범고래 케이코와 함께 마린랜드 수족관에 갇혔다.

키스카의 죽음을 알린 동물보호단체의 공지 <사진=애니멀 저스티스 공식 페이스북>

애니멀 저스티스 관계자는 “처음엔 동료와 함께 수조에서 지내던 키스카는 짝짓기를 해 새끼도 다섯 마리 낳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자와 동료, 새끼를 차례로 잃고 2011년부터는 완전히 혼자가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어 “범고래는 무리를 지어 협력하며 사는 사회성을 가진 동물이지만, 키스카는 평생을 좁은 수조에서 외롭게 살았다”며 “답답한 수조 안에서 키스카는 견딜 수 없는 고독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동물을 괴롭힐 수 있는지 키스카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약 한 달 전 유튜브에는 고독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키스카가 수조 벽에 몸을 부딪히며 괴로워하는 영상이 공개돼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2019년 법안 ‘S-203’이 통과되면서 해양 포유류 번식과 수입·사육이 모두 불법이 됐지만 키스카는 그전에 마린랜드 소유가 된 탓에 끝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애니멀 저스티스 관계자는 “캐나다에서 사육된 마지막 범고래 키스카는 이제야 천국에서 친구들과 드넓은 바다를 누비게 됐다”며 “키스카의 죽음을 계기로 사람들은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무고한 동물이 사람 욕심에 죽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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