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하게 세공된 보석 장신구와 화살촉 등 유물이 약 2000년 전 카자흐스탄 고분에서 발굴됐다. 중국 한나라 때 중앙아시아 키르기스 초원을 중심으로 번성한 유목국가 강거의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카자흐스탄 투르키스탄 지방행정부는 5일 공식 발표한 발굴 보고서에서 수수께끼의 유목국가 강거의 것으로 추측되는 정교한 보석과 커다란 청동 거울, 화살촉 등을 공개했다.

이 유물들은 카자흐스탄 남부 투르키스탄 지역의 약 2000년 전 고분에서 나왔다. 학자들은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 4세기에 걸쳐 해당 지역을 다스린 강거 사람들이 만든 것들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상당한 세공 기술을 보여주는 강거의 금귀걸이 <사진=투르키스탄 지방행정부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강거는 분명 역사에 남아있는 유목국가지만 이들의 문화나 생활상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며 "발굴 현장은 투르키스탄 오르다바신스키 지구의 고분 3기로 2기는 이미 도굴됐지만 1기에서 귀중한 유물이 여럿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유물은 청동 거울 외에 브로치, 크고 작은 구슬, 도자기 주전자, 신발, 혁대 버클, 새를 잡기 위한 화살촉, 정교한 금귀걸이 2개로 구성된다"며 "모두 강거가 고대 로마와 중국, 쿠샨 왕조와 두루 교역할 만큼 고도의 기술을 가졌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강거의 점령지는 현재의 카자흐스탄 남부였다고 여겨진다. 시베리아 남쪽까지 광활한 영지를 가졌던 이 유목민족의 문화 수준은 베일에 가려 있었는데, 초승달 모양의 정교한 금귀걸이 유물은 장인정신의 집약체라고 학자들은 평가했다.

현재의 카자흐스탄 남부 일대에 번성한 것으로 생각되는 강거는 문화나 생활상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아름다운 금귀걸이는 터키석과 루비가 끼워져 있고 하부 장식은 포도송이를 본떠 태양빛을 받으면 여러 각도로 빛을 반사한다. 매우 손이 많이 가는 기술"이라고 호평했다.

이 관계자는 "청동 거울은 원형으로 아주 크며 뒷면에 팔각형 아치 모양의 의장이 장식됐고 가운데 실을 꿰는 구멍을 뚫었는데 이 역시 고도의 기술력"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유물들의 세공 수준이 유라시아 전역에서도 최고 수준이며, 강거 사람들이 중국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대실크로드 일부에 자리하며 여러 강국과 외교, 교역했음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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