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광범위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높이고 도덕성을 흐린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대학교를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14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이 공감 피로 등 4가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인간의 도덕성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매일 새로운 정보에 노출되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 익명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인터넷이 인간 도덕성에 주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소수가 마주하며 진화한 인간의 도덕심은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대한 정보 때문에 희미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성·과다 정보 등 인터넷의 특징은 이용자의 공감 피로와 공개 비판, 과도한 어필 등 부작용을 야기하며 도덕성을 흐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뉴욕대 심리학 박사과정 클레어 로버트슨 연구원은 "인터넷은 세계 누구와도 쉽게 연결되는 것이 매력이고, 사용자는 50억 명 이상이나 된다"며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손쉽게 정의감을 드러내고 타인을 공격하는 등 감정이입이 빈발해 도덕성이 왜곡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류의 도덕심은 인터넷보다 훨씬 작은 그룹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대면 방식으로 진화해왔다"며 "인터넷에서는 상대에 대한 배려, 범법자를 벌하고 싶은 충동 같은 반응이 너무 쉽게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터넷을 들여다보면 세계 각지의 뉴스나 개인이 발신하는 정보에 의해 쉼 없이 도덕성을 자극받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도덕성의 과잉은 공감 피로와 공개 비판, 과도한 어필, 비효율적 집단행동 등 부작용을 낳는다.

인터넷이 사람의 도덕성에 주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사람들에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 <사진=pixabay>

클레어 연구원은 "원래 타인에 공감하는 행위는 뇌 인지·기능적으로 상당한 부하가 걸리는 작업"이라며 "인터넷에서는 공감을 요구하는 온갖 정보가 온종일 넘쳐나 인지 기능에 과부하가 발생, 누군가 배려하는 것에 지쳐 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에서는 사소한 악행이나 실수에도 맹렬한 비난이 쏟아지고, 타인을 벌하는 행위를 간단하고 책임감 없이 여기기 쉽다"며 "타인을 비판함으로써 자신이 정의롭고 도덕적임을 어필하고, 비교적 쉽게 사람을 선동하고 조직화할 수 있지만 결속력이 약한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인터넷이 야기하는 도덕성 문제가 개인과 사회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관련 조사를 지속하고 대중을 관심을 지속시킬 플랫폼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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