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람한 뿔과 화려한 프릴을 가진 7800만 년 전 공룡이 새로 발견됐다. 학자들은 북유럽 신화 속 로키를 모티브로 한 마블 동명 캐릭터에서 착안, 로키케라톱스 랭기로프미스(Lokiceratops rangiformis)로 명명했다.

미국 유타대학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20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미국 몬태나 주 주디스 리버 지층(Judith River formation)에서 발굴한 공룡 화석이 신종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약 7800만 년 전 서식한 로키레라톱스는 트리케라톱스나 스티라코사우루스 같은 각룡류로, 동일 그룹에서 덩치가 가장 크다. 로키케라톱스 성체의 전체 길이는 대략 7m, 두개골은 코에서 반대 끝까지 2m 이상이나 됐고 체중은 약 5t으로 추정된다.

화석을 토대로 재구성한 로키테라톱스의 머리 <사진=유타대학교·덴마크 마리보 진화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마크 뢰벤>

각룡류는 상징적인 큰 뿔이 특징인데, 로키케라톱스는 그중에서도 화려하고 거대한 뿔을 가졌다. 유타대 마크 뢰벤 고생물 연구원은 "로키케라톱스는 백악기에 존재한 대륙 라라미디아(Laramidia)에 산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에는 각룡류 동료가 더 존재했지만 로키레라톱스는 유난히 크고 무거운 뿔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굴된 화석은 로키케라톱스 한 마리 분량의 두개골이다. 보존 상태가 좋아 머리만큼은 상세한 생김새를 재현할 수 있었다. 마크 뢰벤 연구원은 "이 공룡의 머리에는 좌우 비대칭의 큰 뿔이 얹혀 있었다"며 "각룡류의 뒤통수에 붙는 골질 조직 프릴 역시 다른 각룡류보다 두껍고 화려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각양각색의 깃털로 짝짓기 상대나 종을 구분하고 구애 활동을 하는 새들처럼 각룡류가 특징적인 프릴을 번식기에 적극 이용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번 발견은 각룡의 다양성과 연결되는 중요한 힌트로, 화려한 뿔과 프릴의 진화가 백악기 생태계를 풍요롭게 했을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로키케라톱스는 같은 시대 최소 4종의 다른 각룡류와 공존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사진=유타대학교·덴마크 마리보 진화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마크 뢰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주디스 리버 지층에서 다른 각룡류 화석 4개가 더 나왔다는 사실이다. 마크 뢰벤 연구원은 "3개는 센트로사우루스의 동료로 로키케라톱스의 근연종이며 다른 1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각룡류"라며 "지금까지 같은 시대에 공존한 각룡은 최대 2종으로 알려졌는데, 동시에 각룡 5종이 함께 살았음을 시사하는 대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원은 "이런 의외의 상황은 라라미디아 대륙에 각룡류가 격리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여겨진다"며 "갈라파고스 제도의 핀치 새가 고립된 환경에서 급격하게 종의 형성을 완성한 것처럼 각룡류를 비롯한 공룡의 종의 다양성에는 학자들이 모르는 비밀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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