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생김새가 망치와 닮은 귀상어과에서 신종이 특정됐다. 신종의 머리는 좌우로 망치처럼 튀어나온 기존 귀상어와 달리 삽처럼 생겨 학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프레데터환경보전센터(PECL) 상어 전문가 신디 곤잘레스 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신종 귀상어 스피르나 알레니(Sphyrna alleni)를 소개했다. 이번 조사에는 미국 플로리다 모트해양연구소도 참여했다.
스피르나 알레니는 2015년 파나마에서 상어를 조사하던 신디 곤잘레스 연구원이 처음 발견했다. 당시 연구원은 이 상어가 보닛헤드귀상어(Bonnethead)라고 착각했다. 다만 2016~2019년 남미 국가 벨리즈의 어부들이 비슷한 상어를 낚자, 이를 재차 관찰한 신디 곤잘레스 연구원은 신종일 가능성을 떠올렸다.
신디 곤잘레스 연구원은 "귀상어는 원래 망치같이 생긴 머리가 특징이라 영어로 해머헤드샤크라고 불리지만 새로 발견된 상어들은 삽에 가까운 머리 형태가 특징"이라며 "북미와 남미 연안에 서식하는 보닛헤드귀상어로 생각되던 개체들의 정체가 최근에야 밝혀졌다"고 말했다.
귀상어는 보닛헤드귀상어를 비롯해 홍살귀상어, 큰귀상어, 캐롤라이나귀상어, 스쿱헤드귀상어, 홍살보닛헤드귀상어, 작은눈귀상어, 가리비귀상어 등으로 나뉜다. 상어 중에 작은 종에 속해 성체 수컷은 85㎝, 암컷은 95㎝까지 자란다.
신디 곤잘레스 연구원은 "신종은 등뼈의 수와 머리의 형태가 보닛헤드귀상어는 물론 다른 귀상어류와 달랐다"며 "끈질긴 조사 끝에 이 상어가 신종임을 최근 학계로부터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스피르나 알레니는 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창업자 고 폴 앨런의 이름을 땄다. 폴 앨런은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2015년 글로벌 핀프린트(Global FinPrint) 재단을 설립하고 수많은 상어와 가오리 보호 활동 및 연구를 지원했다.
귀상어들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 위기종 리스트에 올라 있다. 신디 곤잘레스 연구원은 신종 스피르나 알레니 역시 같은 처지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어떤 상어라도 어망에 걸릴 수 있지만 특히 귀상어처럼 작은 개체들은 혼획되기 십상"이라며 "귀상어는 식재료로 인기가 있어 남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연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