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면 흔히 여행의 즐거움에 맥주나 칵테일을 주문하지만, 비행기를 탄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지상보다 심장에 더 부담을 주고 때로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항공우주센터(GAC)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연구팀은 항공기 내부처럼 기압이 낮은 공간에서는 공기 중 산소 압력이 떨어져 인간의 혈중 산소포화도(SpO ₂)가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SpO₂가 90% 이하로 떨어지면 저기압성 저산소증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알코올 섭취와 수면이 저기압성 저산소증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지상과 기압 차이가 나는 기내에서 마시는 술은 심장에 무리를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피실험자 40명을 모으고 반으로 나눠 각각 지상과 같은 기압(해발 53m 상당) 및 항공기 내부 기압(해발 2438m 상당)의 공간에서 잠을 자도록 했다. 이때 피실험자들은 전날 밤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와 섭취하지 않은 경우로 다시 구분됐다. 각 조건의 모든 피실험자는 총 2일에 걸쳐 수면을 취했다.

GAC 마리아 엘멘호스트 연구원은 "피실험자가 마신 알코올은 맥주 2캔 또는 와인 2잔 분량이며, 주어진 수면 시간은 1일 4시간"이라며 "수면시간이 짧은 것은 비행 중 잠들기 어려운 점이나 수면의 흐트러짐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보통 기압에서 알코올을 섭취한 사람의 평균 SpO₂는 94.97%, 분당 평균 심박수는 76.97이었다.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은 사람의 평균 SpO₂는 95.88%, 분당 평균 심박수는 63.74로 보다 안정적이었다.

비행기 여행 시 음주는 누구나 경험하지만 몸이 받는 부담은 지상보다 커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pixabay>

순항 중인 항공기 내부 기압에서 알코올을 섭취한 사람의 평균 SpO₂는 85.32%, 분당 평균 심박수는 87.83이었다.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은 사람의 평균 SpO₂는 88.07%, 분당 평균 심박수는 72.9로 양쪽 모두 보통 기압에 비해 불안정했다.

마리아 연구원은 "실험 결과를 종합하면 항공기 내부 기압에서는 지상 기압보다 SpO₂가 낮고 심박수도 높으며, 알코올을 섭취하면 이런 경향은 더 두드러졌다"며 "건강한 사람의 SpO₂는 최소 90% 이상이기 때문에 항공기에서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아무래도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낮은 SpO₂ 및 높은 심박수는 심혈관계에 부담을 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장거리 비행이 잦거나 지병을 가진 사람의 습관적인 항공기 내 음주가 주는 악영향을 잘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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