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는 미국에서 반려견이 열사병에 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동물 구조 단체는 주인의 잘못된 대응으로 반려견의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며 올바른 개 온열질환 대응법을 전파했다.

미국 테네시주 동물 구조 단체 러셀 레스큐 TN(Russell Rescue TN)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이상고온에 반려견이 쓰러질 경우 도움이 되는 신속한 대처 방법들을 소개했다.

이곳 관계자는 "사람과 달리 개나 고양이는 땀샘이 발바닥과 코, 머리 부근에만 조금 존재한다"며 "땀의 자체 배출이 어려워 체온조절에 애를 먹기 때문에 한여름에는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반려견이 온열질환에 걸리면 침이 멎지 않고 호흡이 거칠어지며 심박수가 올라간다. 몸이 뜨거울 정도로 체온이 상승하고 눈과 잇몸, 혀가 붉게 변한다. 눈의 초점이 흐려지고 멍한 표정을 지으며 걸음이 휘청거린다. 식욕이 떨어지고 누워만 있으려 한다. 

땀샘이 풍부하지 않은 개는 혀를 빼고 헉헉대며 체온을 조절한다. <사진=pixabay>

러셀 레스큐 TN 관계자는 "온열질환에 걸린 반려견의 처치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증상이 나타나면 급히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며 "다만 반려견에 대한 상식 부족으로 잘못된 조치를 취하면 오히려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반려견 온열질환의 잘못된 대응 중 하나는 급격한 체온 조절"이라며 "개의 체온을 무리해서 식히면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찬물을 온몸에 끼얹고 젖은 수건을 두르거나 얼음 위에 개를 올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온열질환에 걸린 개의 몸을 급하게 식히면 혈관이 수축한다. 개의 체온이 42℃ 이상이라면 혈중 단백질이 응고돼 혈액이 심장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산소 부족으로 장기 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반려견은 천천히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다.

한여름 무리한 산책 등으로 반려견이 온열질환에 걸릴 경우 올바른 대응이 필요하다. <사진=pixabay>

온열질환에 걸린 반려견에 대한 올바른 처치는 먼저 시원한 그늘로 옮기는 것이다. 탈수가 심할 경우 물을 조금이라도 마시게 하고 목과 복부, 서혜부에 젖은 수건을 부드럽게 대 체온을 서서히 내린다.

러셀 레스큐 TN 관계자는 "무더운 여름 개가 자주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산책할 때 물을 꼭 지참한다"며 "땀샘이 적어 체온조절이 어려운 개는 혀를 내밀고 헉헉대는 팬팅(panting)을 통해 열을 낮추지만 기온이 너무 높으면 효과가 없으므로 과도한 야외활동은 자제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여름철 아스팔트 온도는 55~60℃로, 개는 땅과 거리가 사람보다 가까워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에 10℃가량 더해진다"며 "여름철 차량에 개만 남기고 볼일을 보지 말고 기온이 오르는 시간대 산책은 피한다. 발견이 늦어 설사, 구토를 한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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