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류구는 한때 지구처럼 물이 풍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채취한 류구 샘플의 최신 분석 결과는 지구 외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이 참가한 연구팀은 10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류구가 과거에는 물이 풍부한 소행성일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JAMSTEC은 지난해 내놓은 조사 보고서에서는 소행성 류구가 지구 생명체나 물의 기원일 가능성은 낮다고 추측한 바 있다.
연구팀은 '하야부사' 2호가 지구로 갖고 온 류구의 모래 형태의 샘플을 정밀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류구가 태양계 가장 바깥쪽에서 막 탄생할 무렵 얼음이나 액체의 물이 풍부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류구의 토양 샘플에서는 이미 미량의 물이 존재한 증거가 나왔다. 다만 탄생 초기 류구가 대량의 물을 가졌다는 가설이 실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류구의 토양 샘플은 일반적인 운석의 그것에 비해 물에 닿으면 분해돼 사라지는 말론산 함유량이 극히 적었다"며 "물과 광물이 접촉할 때 형성되는 소금이 많은 샘플 표면에 흰 결정 상태로 잔존한 점, 내부에 물이 빠져 생긴 것으로 보이는 공간이 있다는 점 역시 물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류구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류구 샘플에서 생명체에 필수적인 아미노산과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핵산의 성분인 염기는 발견됐다"며 "풍부한 물 덕에 다양한 화학 반응이 일어났을 류구는 지구 생명체의 근원이 우주에서 비롯됐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