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사상 가장 큰 '초신성 잔해 (Supernova remnant)'가 발견됐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와 국제 천문학자 연구팀은 지구에서 최대 3915광년 거리에 떨어졌으며 달 크기(직경 3474㎞)의 90배에 달하는 초신성 잔해를 발견했다고 최근 온라인 학술지 arXiv에 발표했다.

이번 초신성 잔해는 막스 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가 개발한 X선 측정기 'eROSITA'를 통해 발견됐다. 연구팀을 이끈 베르너 베커의 고향 이름을 따 '호잉가(Hoinga)'라는 이름이 붙었다.

초신성 잔해 '호잉가' <사진=eROSITA, 나타샤 헐리-워커>

연구팀은 호잉가의 발견 과정을 밝히기 위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두 가지 이유부터 설명했다.

첫 번째는 블랙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다. 즉 질량이 거대한 별이 붕괴되며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고 그 결과 별이 수축, 블랙홀로 변하게 된다. 두 번째는 '1a형 초신성'으로, 차갑게 식었지만 블랙홀로 진화하지 못한 백색왜성 중 일부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 갑작스러운 핵융합 재점화를 일으키는 경우다.

두 경우 모두 폭발로 인해 외부로 팽창하는 별의 물질이 주변 성간 물질들과 부딪히며 충격파 경계를 발생시킨다. 이를 초신성 잔해라고 부른다. 즉 별의 폭발로 인해 남은 먼지와 가스 구름을 의미한다.

다만 연구팀은 은하수에 있는 대부분 별은 질량이 낮다고 지적했다. 90%는 초신성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고, 9%는 이미 죽어버린 백색왜성이다.

따라서 은하수에는 1000억개의 별이 있지만, 초신성 폭발은 드물다. 그나마 일어나는 폭발도 30~50년이면 모든 과정을 마친다. 대신 천문학자들은 폭발의 잔해가 약 10만년 동안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신성의 상상도 <사진=유럽우주국(ESA)>

이를 감안하면 현재 은하수에서 탐지가능한 초신성 잔해는 1200개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관측된 것은 300개 정도다. 이는 계산이 잘못됐거나 아직 감지하지 못한 것이 있다는 말이다. eROSITA의 역할은 이처럼 아직 발견하지 못한 초신성 잔해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호잉가의 크기와 거리는 물론 1a형 초신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대부분의 천체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X선을 방출한다. 2019년 완성된 eROSITA는 이제까지 만들어진 X선 관측 장비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기존 망원경보다 25배나 민감해 1년여 만에 호잉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연구팀이 기존 천문학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호잉가는 30년 전에도 발견됐다. 다만 기존 장비가 잡아낸 신호는 너무 희미했고, 발견 장소 또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지점이라 놓쳐버렸다.

호주 천문학자 나타샤 헐리-워커는 "eROSITA의 성능 덕에 몇 년 안에 새로운 초신성 잔해를 발견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너무 빠르게 나타나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호잉가가 발견된 위치가 예상 밖이라는 사실은 이 지역에서 더 많은 초신성 잔해를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이뤄질 연구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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