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사의 소변을 빠르게 걸러 식수로 바꿔주는 특수 우주복이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뭐든 물자를 아껴야 하는 우주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우주개발 주체들은 기대했다.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웨일 코넬 의료센터 연구팀은 12일 우주비행사의 소변을 식수를 바꿔주는 장치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를 장착한 실험용 우주복도 함께 선보였다.
연구팀은 인기 스페이스 오페라 '듄' 시리즈의 스틸슈트처럼 착용자가 배출한 소변을 여과해 식수로 전환하는 우주복을 개발해 왔다. 이번에 소개된 프로토 타입은 소변을 대략 5분 만에 약 500㎖의 식수로 바꿔준다. 현재 개발 초기 단계로 실험실에서 효과가 확인됐을 뿐이지만, 머지않아 완성품이 등장할 것으로 연구팀은 자신했다.
코넬대 의대 크리스토퍼 메이슨 박사는 "우주비행사는 볼일 보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우주 유영 미션은 때로 12시간이나 계속되기 때문"이라며 "물론 현재도 우주복을 입은 상태에서 소변을 볼 수 있지만 불쾌감을 호소하는 비행사가 적잖고 피부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임무 도중 볼일을 해결하기 위해 비행사들은 MAG(maximum absorbency garment) 같은 장비를 이용한다. 말 그대로 수분을 최대한 흡수하는 기능성 속옷이다. 1980년대부터 개발된 이런 속옷들은 소변을 빠르게 빨아들이지만 비행사 입장에서는 불쾌감이 남고 피부가 짓무르기도 한다.
메이슨 박사는 "코넬 의대 대학원생들이 고안한 소변 재활용 장치는 사타구니 부분의 실리콘 컵이 소변을 받아내고 습도 센서 감지 및 진공 펌프 흡입 과정을 거친다"며 "38×23㎝ 크기에 약 8㎏의 백팩으로 보내진 소변은 여과 필터를 통과해 음용수로 바뀌어 뒤 급수 가방에 채워진다"고 말했다.
박사는 "이 장치는 아직 테스트 단계지만 현재 소변의 주요 성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마셔도 되는 수준까지 염분 농도를 낮출 수 있다'며 "우주 기저귀가 없어지고 소변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우주개발을 미션들은 한층 편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크고 무거운 소변 재활용 장치를 보다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울러 장비를 움직일 전력을 어떻게 충당할지 고민하고 있다.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무중력 공간 테스트를 거친 뒤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등에서 실제 사용될 것으로 연구팀은 자신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