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저메키스(70)의 역작 ‘백 투 더 퓨처’(1985)의 아이콘 드로리안(DeLorean, 실차 모델명 DMC-12)이 현대 감성을 입은 전기차로 부활했다. 영화 골수팬들은 드로리안 모터 컴퍼니(DMC)의 원래 디자인이 낫다며 혹평을 퍼부었다.

DMC는 30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타임머신으로 활약한 드로리안을 재해석한 전기차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알파5’로 명명된 신차는 오는 8월 18일 열리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다. 행사를 2개월여 앞두고 날아든 드로리안의 부활 소식에 자동차 마니아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모터 팬들과 달리 원작 영화팬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디자인이 드로리안과 한참 다르고, 타임머신을 상징하는 특유의 감성이 없다는 영화팬이 많다.

영화 속 브라운 박사가 개발한 타임머신의 원래 모델 DMC-12는 DMC에서 1981~1983년 생산한 차량이다. 일부러 도색 공정을 뺀 은색 보디에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걸윙 도어를 채택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84)의 시대를 앞선 디자인이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DMC-12에 천문학적 개발비를 쏟아부은 DMC는 그만 도산했다.

비운의 차량 DMC-12는 3편까지 제작된 ‘백 투 더 퓨처’ 시리즈가 모두 흥행하면서 역주행했다. 불후의 명차 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부활을 바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졌다. ‘백 투 더 퓨처3’(1990) 공개 후 32년이 지나서야 마침내 팬들의 열망이 이뤄진 셈인데, 디자인을 너무 바꿔놓았다는 쓴소리를 듣고 말았다.

DMC ‘알파5’는 전기 스포츠 쿠페다. 디자인은 주지아로가 2015년까지 몸담았던 이탈디자인이 담당했다. DMC-12와 마찬가지로 걸윙도어를 갖췄고 차량 사이즈는 영화 속 DMC-12보다 큰 전장 4995㎜(휠베이스 2300㎜), 전폭 2044㎜, 전고 1370㎜이다.

영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 속 타임머신 드로리안(DMC-12)을 재해석한 알파5 <사진=드로리안 테크 공식 홈페이지>

공력을 고려한 설계로 공기저항 계수는 0.23Cd에 불과하지만 원래 DMC-12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보닛 아래 슬릿에는 가느다란 헤드 램프가 들어가고 테일램프도 가로지른 얇은 일자 형태로 통일감을 강조했다.

영화 속 드로리안은 시간 여행을 위해 최소 시속 141.6㎞로 가속해야 했다. ‘알파5’는 4.35초 만에 이 속도에 도달하며, 최고 시속은 249.4㎞다. 배터리는 100kWh 이상이 탑재될 예정이며 한 번 충전으로 482.8㎞ 주행이 가능하다.

참고로 이 차량은 양산 계획이 없다. 론칭 에디션 생산량이 88대에 불과해 서킷 전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가 데뷔 무대인 점으로 미뤄 부유층을 노리고 어마어마한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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