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이 덜 들면서도 페이로드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행성에 안착하는 방법이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낙하산 등 종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행성 지표면에 직접 하강하는 착륙선 모델 ‘실드(Simplified High Impact Energy Landing Device, SHIELD)’를 선보였다.

납작한 원뿔을 뒤집은 구조인 ‘실드’는 내부에 탐사선이나 탐사 로버, 드론 등을 탑재하고 행성에 직접 충돌하는 대담한 방식의 착륙선이다. 천체 표면 충돌 시 ‘실드’는 아코디언처럼 압축되고, 이 과정에서 충격을 흡수해 내용물을 보호한다. 자동차의 크럼플 존에서 착안한 방식으로,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 중에는 자동차 제작 경험자가 포함됐다.

NASA JPL이 개발한 저비용 고효율 천체 착륙선 모델 '실드' <사진=NASA JPL 공식 홈페이지>

NASA JPL 관계자는 “‘실드’가 행성 표면에 직접 충돌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높은 구조물에서 시속 177㎞로 떨어뜨리는 실험을 지난 8월 12일 가졌다”며 “화성 표면 충돌보다 더 가혹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면에 두께 5㎝ 강판을 깔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실드’에 걸린 힘은 약 100만 뉴턴에 달했다”며 “모의 페이로드로 탑재된 스마트폰과 무전기 등 소형 전자기기는 모두 무사했다. 파손된 것은 중요하지 않은 플라스틱 부품뿐”이라고 덧붙였다.

NASA는 행성이나 위성 탐사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실드’를 제작했다. 화성을 예로 들면 탐사 로버는 착륙선에 탑재된 채 대기권 진입부터 하강, 착륙 등 복잡하고 다소 위험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NASA는 착륙선의 행성 표면 안착을 위해 소프트랜딩 방식을 사용한다. 낙하산이나 로켓 엔진 역분사를 통해 착륙선이나 탐사선을 감속한 후 표면에 착륙하는 방법이다. 낙하산으로 최대한 기체를 감속한 뒤 에어백을 펼쳐 접지 충격을 흡수하는 방식도 썼다.

‘실드’는 기존 착륙선이 천체 표면에 닿기 위해 필요한 절차 대부분을 생략할 수 있다. 낙하산이나 역추진 엔진, 에어백 등 값비싼 장비가 필요 없고 행성에 내릴 범위를 보다 넓힐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 등 값비싼 화성 탐사 로버들은 1t이 넘어 현재의 ‘실드’로 나르기는 무리지만 소형 관측 기기라면 얼마든 활용 가능하다는 게 NASA 입장이다.

특히 NASA는 ‘실드’가 실용화 단계에 들어서면 금성이나 토성 위성 타이탄 등 다른 천체들을 대상으로 저비용 탐사 미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드’ 콘셉트를 적용한 착륙선을 천체 탐사에 파견하기 위해 NASA는 2023년 착륙선 설계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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