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화성까지 이동할 때 소행성을 이용하자는 주장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지구와 화성은 태양을 각각 공전하기 때문에 거리가 변화하는데, 가장 가까울 때는 약 5600만㎞, 평균은 약 2억2500만㎞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타라스셰브첸코 국립키이우대학교(TSNUK) 행성학 연구팀은 논문 저장소 아카이브(arXiv)에 최근 낸 보고서에서 소행성을 이용한 행성 이동을 제안했다. 화성은 인간이 이미 착륙한 달보다 훨씬 멀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려면 많은 시간은 물론 식량, 물, 산소 등 물자가 필요하다.

인간이 행성을 이동할 때 시간 단축은 상당히 중요하다. 사람은 장기간 우주에 머물면 방사선이나 미세중력 때문에 건강 상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력이 부족한 탓에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해 지구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체중조차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버릴지도 모른다. 심장이나 혈관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소행성 '베누'의 지표면 샘플 회수 직후 역추진하는 '오시리스 렉스'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TSNUK 행성학자 블라디미르 레쉬트닉 연구원은 "우주선은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하므로 고속 이동에 최적인 것은 오히려 소행성"이라며 "고속 페리처럼 사용할 만한 소행성이 없는지 3만5000개 넘는 지구 근접 천체(NEO)의 궤도를 분석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에 접근해 곧바로 화성이나 금성으로 향하는 소행성을 특정할 수 있다면 이동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2020~2021년 조사에서 우리는 120개 정도의 후보를 꼽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특정한 것들 중에는 지구에서 화성까지 이동 시간을 180일까지 단축할 소행성도 존재한다. 지금 기술보다 약 2배 빠른 수준이다. 방사선을 피하기 적당한 동굴 같은 지형이 형성된 소행성도 있다. 

NASA는 소형 우주선으로 지구 근접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를 타격하는 다트(DART) 미션을 2022년 실행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레쉬트닉 연구원은 "황당한 소리 같지만 소행성은 지금까지 추적 조사가 활발하게 이뤄져 적잖은 정보가 쌓인 천체"라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NEO 서베이는 지름 140m 넘는 소행성을 90% 이상 파악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연구원은 "우주비행사가 소행성에 머물 최소한의 시설이 필요하고 방사선과 극한의 온도에 대비할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며 "이 밖에도 해결할 문제가 많지만 우주선 속도를 높이거나 고효율 연료를 개발하는 동시에 소행성을 셔틀처럼 이용하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류는 우주 공간을 수없이 날아다니는 소행성과 관련해 다양한 미션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2018년 류구에 도착해 토양 샘플을 채취했다. NASA는 2020년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를 이용해 베누 토양 샘플을 캐냈다. 2022년에는 DART 우주선으로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를 타격, 궤도를 바꿔놨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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