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직전까지 몰린 호주 고유종 서부주머니고양이(The western quoll, 서부 쿠올)가 자연 상태에서 새끼를 낳았다.
호주야생동물보호협회(AWC)는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1년 동안 꾸준히 진행한 서부주머니고양이 재도입 프로젝트가 값진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서부주머니고양이는 캥거루, 코알라와 더불어 호주를 상징하는 유대류 동물이다. 한때 서호주에서 가장 번성한 고유종이었으나 개체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금은 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다.
AWC는 서부주머니고양이 개체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마운트 깁슨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재도입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얼마 전 보호구역을 돌던 협회 관계자는 암컷 서부주머니고양이 한 마리가 주머니 속에 금방 태어난 새끼들을 품은 것을 확인했다.
협회 관계자는 “호주 본토의 70%에 분포했던 서부주머니고양이는 파충류와 조류를 포함한 소형 무척추동물 개체 수를 조절하며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유럽인 정착 후 개체가 꾸준히 감소해 걱정이 많았는데 경사를 맞았다”고 전했다.
집고양이와 덩치가 비슷한 서부주머니고양이는 등에 수십 개의 흰 반점이 분포한다. 반점들은 야행성인 서부주머니고양이가 사냥할 때 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도록 보호색 역할을 한다.
협회는 서호주 남서쪽 끝에만 소수가 서식하는 서부주머니고양이를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작지만 값진 결실을 하나둘 맺고 있다고 반겼다. 이번의 새끼 탄생은 재도입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시라는 입장이다. 향후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서부주머니고양이가 보호구역에서 개체를 더 늘리도록 지켜볼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