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을 마시면 숙취를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또 나왔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학교 저스틴 스테빙 교수는 최근 과학지 컨버세이션에 낸 기고에서 음주 전 올리브오일을 마셔두면 알코올 흡수를 늦춰 숙취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저스틴 스테빙 교수는 "올리브유를 마시면 숙취를 막는다는 말이 민간요법처럼 술 애호가 사이에 상당히 퍼진 모양"이라며 "이 가설은 미국 음악 프로듀서 베니 블랑코(36)가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서 언급하며 급속도로 퍼졌다"고 지적했다.

숙취를 막기 위해서는 음주 전 올리브오일을 먹으라는 이야기가 민간요법처럼 퍼지고 있다. <사진=pixabay>

일부 사람들은 올리브유에 함유된 지방이 위 내벽을 코팅해 알코올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속도를 떨어뜨린다고 본다. 숙취는 혈액에 흡수된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 유해 물질 아세트알데히드(아세트알데하이드 또는 에탄알)가 원인이므로 타당성이 있는 생각 같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저스틴 스테빙 교수는 "지방분이 많은 식품이 알코올 흡수를 어느 정도 늦추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위가 흡수하는 알코올의 양은 20%에 불과하고 80%는 소장에서 흡수되므로 올리브오일이 숙취를 막을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리브유는 간에 의한 아세트알데히드의 생성이나 숙취에 따른 탈수, 두통, 메스꺼움과 같은 여러 증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전혀 없다"며 "술은 먹되 숙취는 막고 싶다면 올리브오일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에 관심을 가져라"고 조언했다.

술이 좀 과하다 싶으면 두통, 메스꺼움 등 숙취 증상에 찾아온다. <사진=TED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How does alcohol cause hangovers?' 캡처>

교수가 추천한 과학적인 숙취 예방법은 ▲물 충분히 마시기 ▲고른 영양분 섭취 ▲절제된 음주 등이다. 음주 전후나 도중에 물을 마시면 심한 숙취를 막을 수 있다. 술자리 전에 단백질과 지질, 탄수화물이 풍부한 영양가 높은 식사를 하면 올리브오일보다 효과적으로 알코올 흡수를 늦출 수 있다.

저스틴 스테빙 교수는 "스포츠음료로 음주로 빠져나간 전해질을 보충하고 과일, 채소 등을 먹으면 숙취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뭣보다 효과적인 것은 숙취가 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올리브오일 요법이 자신에게는 맞는다고 주장하는 술꾼들도 있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올바른 방법으로 숙취를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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