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 냉각을 응용한 일본 닛산의 신개념 냉각 도료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료를 바른 차량을 뙤약볕에 방치하는 실험에서 뛰어난 냉각 효과가 밝혀져 주목된다.
닛산이 이달 공개한 자기방사냉각도장 기술은 메타 물질을 이용한 특수 도료가 핵심이다. 메타 물질은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갖도록 설계한 인공 물질의 총칭이다.
닛산과 라디쿨 사가 공동 개발한 메타 물질은 자연계의 방사 냉각 현상을 인공적으로 일으킨다. 이를 통해 도료를 바른 표면과 그 주변의 온도를 획기적으로 떨어뜨린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자기방사냉각도장의 성능은 일단 합격점이다. 닛산이 자사 차량을 이용한 실험을 실시했는데, 뙤약볕에 잠시 세워둔 순정 차량의 표면 온도가 45℃ 안팎인데 비해 자기방사냉각도장 차량은 30℃ 초·중반대로 낮았다. 지붕의 경우 온도차는 최대 12℃까지 벌어졌다.
내부 온도 역시 두 차량이 확실하게 달랐다. 순정 차량의 내부는 한증막에 들어간 것처럼 열기가 가득했지만 자기복사냉각도장 차량은 덥기는 해도 무리 없이 탑승이 가능했다. 운전자 머리 부분의 온도는 순정 차량보다 최대 5℃ 낮았다.
새로운 도료에 대해 닛산은 "요즘같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이 도장은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에어컨 설정 온도나 풍량을 낮출 수 있어 직접적인 연비 향상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닛산과 라디쿨은 지난해 11월부터 전일본공수(ANA)가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사용하는 미니 밴(NV100)에 새 도장을 입혀 성능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성능이 충분히 입증되면 구급차나 트럭 등 온도 저감이 필요한 상용차에 도장을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자기방사냉각도장 양산화에 대해 닛산은 "도장의 개발 초기 두께는 약 0.12㎜로, 실용화를 위해 가장 큰 과제는 도장 막을 더 얇게 만드는 것"이라며 "일단은 양산차보다 특수 차량 목적으로 자기방사냉각도장을 차차 적용하고, 나중에는 다양한 색상을 넣는 시도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