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후각을 부여하는 최신 연구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AI는 이미 시각과 청각을 가졌다고 평가되는데, 구글 개발자였던 알렉스 윌치코는 2022년 AI의 후각을 개발하기 위한 회사 오스모(Osmo)를 설립했다.

오스모는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AI가 후각을 갖도록 하는 냄새 디지털화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스모는 냄새의 디지털화를 통해 AI가 후각을 갖게 되면 인간의 질병 발견이 몇 배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모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윌치코는 "후각은 매우 중요한 감각이지만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 메커니즘이 그다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오스모는 현재 구글의 지원을 받으며 냄새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경과학 전공자인 알렉스 윌치코 CEO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후각 신경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구글 리서치 연구원일 당시 분자 구조에서 냄새를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

냄새는 상상 외로 복잡한 과정을 통해 후각에 전달된다. <사진=pixabay>

AI가 정확한 냄새를 판별하게 되면 다양한 일이 가능해진다. 일단 오스모는 인간의 질병을 조기 발견할 것으로 기대했다. 후각을 얻은 AI는 다양한 병의 징후를 담은 냄새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 올바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AI 후각은 간단히 개발 가능한 기술이 아니다. 인공지능 후각은 다양한 각도로 연구되고 있는데, 오스모의 경우 기계가 판독할 수 있도록 수많은 냄새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알렉스 윌치코 CEO는 "AI의 기계학습을 통해 냄새 맵 개발을 추진하는 연구는 이미 있는데, 꽃이나 과일의 향기 등 갖가지 냄새 분자를 AI 모델에 학습시키는 것은 상당한 난제"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냄새를 만들어내는 분자의 구조는 굉장히 복잡하다. 결합이 단 하나 이동하는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장미 향기가 계란 썩는 악취로 변한다. 이 과정에 AI를 도입함으로써 분자의 다른 구조 패턴을 파악해 또 다른 분자의 냄새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오스모의 목표다.

오스모 사는 수천 개의 냄새 분자를 사용해 분자 구조에서 냄새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있다. <사진=오스모 공식 홈페이지>

또 하나의 문제는 학습 데이터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한 AI 챗봇은 인터넷을 통째로 훈련할 수 있지만 AI의 후각을 단련할 샘플이나 자료가 부족하다. 때문에 오스모는 수천 개에 달하는 냄새 분자를 모으고 조향사의 도움을 일일이 얻어 해당 데이터를 그래프 신경망(GNN)에 입력했다. GNN은 기계학습의 일종으로 데이터 포인트 간 관계를 검출해 분석한다.

알렉스 윌치코 CEO는 "우리 AI 모델은 원자와 결합과 분자 구조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학습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우리는 냄새의 디지털 기술에 의해 어느 장소의 냄새를 다른 장소에 재현하는 냄새 텔레포트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냄새를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대단한 기술이지만 어디까지나 속임수"라며 "이와 달리 냄새 텔레포트는 AI 모델이 정말로 냄새를 이해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므로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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