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퍼 벨트 바깥쪽에 미지의 천체들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와 일본 국립천문대(NAOJ)의 스바루 망원경은 지속적인 공동 탐사로 태양계가 성립된 역사를 알려줄지 모를 성과를 올렸다. 

NASA와 NAOJ는 최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카이퍼 벨트를 넘어선 태양계 끝자락에 수많은 천체들이 무리 지어 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카이퍼 벨트는 해왕성 바깥쪽, 즉 태양으로부터 30~55 천문단위(1 천문단위=약 1억5000만㎞) 거리의 태양계 테두리를 의미한다.

카이퍼 벨트 넘어 태양에서 약 70~90 천문단위 위치에 미지의 천체들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의 뉴 호라이즌스는 카이퍼 벨트 주변을 탐사하기 위해 2006년 발사됐다. 2015년 명왕성에 근접한 뉴 호라이즌스는 4년 뒤 카이퍼 벨트의 천체 중 하나인 아로코스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근접 관측했다. 현재 탐사선의 위치는 태양으로부터 약 60 천문단위다.

뉴 호라이즌스는 카이퍼 벨트를 근접 조사할 거리까지 날아갔지만 탑재된 카메라의 시야가 좁아 조사 활동은 제한적이다. 때문에 NASA는 스바루 망원경의 광시야 카메라가 얻은 자료들을 대조·분석해 왔다. 

올해로 운용 25년을 맞은 스바루 망원경 <사진=NAOJ 공식 홈페이지>

스바루 망원경 관측에 참여한 일본 천문학자 요시다 후미 박사는 "2004~2005년 실시한 스바루 망원경 주초점 카메라 슈프림 캠(Suprime-Cam, SC) 조사에서 카이퍼 벨트 천체 24개를 특정했다"며 "2020~2023년 초광시야 주초점 카메라 하이퍼 슈프림 캠(Hyper Suprime-Cam, HSC)을 통한 고정밀 관측에서 태양계 바깥쪽 천체 239개를 새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HSC를 이용한 미션 과정에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기존 카이퍼 벨트를 넘어선 거리에 존재하는 천체를 11개나 발견한 사실"이라며 "카이퍼 벨트를 벗어난 55~70 천문단위 거리에는 천체가 드문 반편, 70~90 천문단위 위치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천체가 무리 지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명왕성 및 카이퍼 벨트 천체들을 탐사하기 위해 제작된 뉴 호라이즌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와 NAOJ는 이번 연구 결과를 들어 원시 태양운(원시 태양계 성운)이 생각보다 훨씬 컸을 것으로 추측했다. 뉴 호라이즌스와 스바루 망원경의 조사 내용이 맞는다면 태양계의 행성 형성 과정 연구의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양측은 내다봤다.

요시다 박사는 "스바루 망원경의 초광시야 카메라를 활용한 탐사로 카이퍼 벨트 바깥쪽에 미지의 천체 집단이 존재할 가능성이 처음 떠올랐다"며 "태양계 성립의 비밀을 간직한 이 천체들은 태양계 바깥쪽을 향해 나아가는 뉴 호라이즌스의 향후 활동에 의해 정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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