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맨틀 아래에는 부드러운 성질의 층, 일명 문 구(Moon Goo)가 자리한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달의 뒷면에서 맨틀의 흔적이 확인된 지 5년 만의 연구 성과에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및 애리조나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달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핵과 맨틀, 지각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측돼 왔으며, 2019년 중국 탐사선 창어 4호가 달 맨틀의 흔적을 발견했다.

달의 내부 구조를 면밀히 조사해온 연구팀은 핵과 인접하는 맨틀 가장 아랫부분에 부드러운 층 문 구가 존재하며, 어떤 이유로 이 층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샌더 구센스 연구원은 "그간 달 탐사선이 모은 중력장 흔들림 데이터를 기초로 한 시뮬레이션에서 문 구의 존재 가능성이 떠올랐다"며 "달의 맨틀 안쪽에 있는 반쯤 녹은 층 문 구는 달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의 맨틀 밑부분에 부드러운 층 문 구(Moon Goo)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애리조나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샌더 구센스·마츠야마 이사무>

연구원은 "그간 학자들은 달의 내부는 금속으로 된 핵과 주로 감람석으로 구성된 고체 맨틀로 찬 것으로 생각했다"며 "핵과 인접하는 고체 맨틀의 안쪽에 반쯤 녹은 부드러운 미지의 층이 있다면 달의 연구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달 조석력에 대한 반응이라는 입장이다. 지구의 경우 달이나 태양의 중력에 의해 형상이나 자기장이 주기적으로 왜곡된다. 바다의 밀물이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구와 태양의 중력에 의해 달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구센스 연구원은 "일련의 조석력에 대한 달의 반응은 그 내부의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즉 달의 반응을 조사하면 지하 깊숙한 구조를 추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달 내부 구조와 중력장 조사를 위해 NASA가 운용하는 쌍둥이 탐사선 그레일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쌍둥이 달 탐사선 그레일(GRAIL)과 달 정찰 위성(lunar reconnaissance orbiter, LRO)이 모은 중력장 데이터를 사용해 달의 반응을 조사했다. 1개월 주기의 반응이 분석된 적이 이미 있으므로 이번에는 1년 주기의 반응을 들여다봤다.

애리조나대 마츠야마 이사무 연구원은 "달의 맨틀 바닥에 부드러운 층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그레일과 LRO가 관찰한 달의 월·연주기 반응과 같은 시뮬레이션 결과가 도출됐다"며 "만약 우리 생각대로 문 구가 실존한다면 철 및 티타늄이 고밀도로 결합된 광물 일메나이트가 풍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계는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 의해 문 구의 가설이 완전히 증명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마츠야마 연구원은 "지금까지 축적된 달의 관측 정보만으로는 달의 내부 진화에 대해 확실히 알 단계가 아니라는 게 학계 중론이기도 하다"면서도 "문 구 가설은 달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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