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기 왕의 것으로 추측되는 약 5000년 전 무덤이 허난성 고대 유적에서 발굴됐다. 역사학자들은 이미 오래 전 이 지역에 복잡한 사회가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추측했다.
중국사회과학원(CASS) 고고학자 리신웨이 교수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허난성 융청시 왕장 유적에서 5000년 전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왕의 묘소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곳에서는 350점 넘는 유물이 쏟아져 무덤 주인이 상당한 권력자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리신웨이 교수는 "선사시대 왕국의 수도는 일반 정착촌과 규모나 형태가 확연하게 다르다"며 "이번 유적은 단순한 취락이 아니라 선사시대 왕국의 수도였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토된 무덤은 길이 최대 4.8m, 폭 최대 3.68m이며 내관과 외관으로 이뤄진다. 파손이 심하지만 무덤임을 추측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100점이 넘는 도자기, 200점 넘는 비취 장식품과 다양한 도구, 뼈로 만든 일용품, 돼지 아래턱뼈 등이 나왔다.
리신웨이 교수는 "고대 중국 사회에서 이 정도 부장품은 상당한 양"이라며 "새로 발견된 무덤은 허난성 서부의 복잡하게 발달한 사회를 통치한 왕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고고학에서는 약 5000년 전의 초기 사회를 고대 국가라고 본다"며 "이 무덤은 당시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생각되며, 도자기 등 부장품은 동부와 남부, 서부의 특징을 두루 갖고 있어 이곳이 다른 사회와 활발히 교류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무덤은 과거 파괴될 당시 중요한 유물 대부분이 약탈됐다. 무덤 주인의 유골마저 훼손돼 뼈가 몇 개 관에 남았을 뿐이다. 관 안팎에 흩어진 비취 장식품이나 부서진 돌날은 어떤 의식에 사용된 것이거나 약탈에 의해 파손된 것으로 연구팀은 봤다.
리신웨이 교수는 "이 무덤은 중국 선사문화의 하나인 대문구 때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묘 중에서도 큰 편이고 부장품도 많다"며 "대문구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공예품은 도기로, 이 시대 사람들은 고속 물레를 발명했고 소성 공정 기술을 터득해 도기 예술이 눈에 띄게 진보했다"고 언급했다.
교수는 "이러한 기술 혁신은 대문구 문화의 상징이 된 고도로 세련되고 특별한 도자기의 밑거름이 됐다"며 "도자기는 이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발전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후대 학자들에게는 중요한 연구 자료"라고 강조했다.
중국 학계는 왕장 유적의 유물들이 이 지역이 고대 문화들이 교류하는 거대한 장이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문화가 엇갈려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알려주는 이번 성과는 초기 인류의 문명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CASS는 주장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