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운석 충돌 흔적이 호주 아래에 묻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 지름은 무려 서울-부산 거리를 훌쩍 뛰어넘는 600㎞로 추측됐다.
미국 지질학자 다니엘 코넬리 박사 연구팀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호주 사막에 거대한 천체 충돌이 야기한 구조물이 묻혀 있음이 지질학적 증거들을 통해 시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거대 충돌구가 약 5억 년 전 만들어졌으며, 이는 지구 최초의 대멸종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학자들은 지구의 1차 대멸종 시기를 대략 4억4500만 년 전으로 여겨왔다.
다니엘 박사가 언급한 충돌 흔적은 호주 선캄브리아-캄브리아 거대 충격 구조(massive Australian precambrian-cambrian impact structure, MAPCIS)라고 칭한다.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해당 충돌 구조의 중심은 호주 노던 준주 안에 자리한다. 정확하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기도 한 울룰루(에어즈 록)와 코너 산의 바로 한가운데다. 충돌구 내부의 지름은 무려 600㎞로 여겨진다.
다니엘 박사는 "MAPCIS의 규모는 지금까지 세계 최대의 충돌 구조라고 생각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브레드포트 돔(지름 약 380㎞)을 크게 웃돈다"며 "MAPCIS는 단층 운동이 야기한 고속 마찰열로 녹아내린 물질이 굳은 슈도타킬라이트 단층암으로 채워진 것으로 보이며, 그 중심부에 고온·고압이 가해졌음을 의미하는 광물 론스달라이트(lonsdaleite)도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MAPCIS 주변 퇴적물에서 이리듐 층이 확인된 점에도 주목했다. 이리듐은 소행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속 원소로 지구상에는 이를 포함한 암석이 거의 없다.
다니엘 박사는 "여러모로 기묘한 MAPCIS는 새로운 퇴적물과 마그마가 얼어붙은 화성암에 매몰됐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 관한 예비 관측 결과 충돌이 일어난 것은 에디아카라기 말기에 해당하는 약 5억4500만 년 전에서 5억3800만 년 전이다. 흥미롭게도 지구 역사상 최초의 대멸종이 일어났다고 보이는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간 학자들은 지구 최초의 복잡한 생명체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멸종한 이유가 급격한 환경 변화라고 추측해 왔다"며 "이번에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MAPCIS를 야기한 소행성 충돌이 대멸종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다니엘 박사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지난달 개최된 미국지질학괴 연차총회에서 먼저 발표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